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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내 마지막 전쟁영화…아내 고소영, 세번 울었대요”

등록 2011-12-18 21:21

`마이웨이’ 장동건
8㎏ 감량·주4일 일어 공부
“전투장면 할리우드 못잖아”
`태극기…’는 넘어야 할 벽
“멜로 하고픈데 제의 뜸해”
얼마 전,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연예인 빌딩부자 순위에서 2등(283억원)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는 “쑥스럽다”고 했다. “본의 아니게 (재산으로) 행복을 과시하는 것처럼 비칠까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생후 14개월 아들 ‘민준’이의 눈과 마주하고, 아내 고소영이 “요리학원을 다니며 개발한 음식을 차려주는” 일상의 행복을 더 얘기하고 싶어했다.

“영화 <마이웨이>의 막바지 촬영지인 라트비아에서 찍을 때는 아기와 거의 매일 영상통화를 했어요. 그래서인지 ‘사물놀이카드’에서 컴퓨터만 보여주면, 아이가 ‘아빠, 아빠’ 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죠.”

역대 충무로 최고 제작비인 300억원대 대작 <마이웨이>(21일 개봉)를, 배우 장동건(39·사진)은 아들이 태어난 지 일주일 뒤부터 집을 떠나 8개월간 찍었다. “2006년 <무극>(감독 천카이커)을 중국 등에서 6개월 찍을 때도 집 생각이 안 났는데, 이번엔 아이가 눈에 밟혀 힘들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마이웨이>의 전장 속으로 달려간 건, 일본군·소련군·독일군으로 군복을 바꿔입으며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전투까지 참전한 조선 청년의 가슴 아픈 실화와, 강제규 감독이 ‘배우 장동건’을 기다리고 있어서였다.

16일 국내 언론과 만난 장동건은 “또 전쟁영화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라며 웃었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를 같이 한 이후 ‘인간 강제규’와도 친했고, 이 정도 스케일의 영화를 찍을 사람은 강제규 감독밖에 없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의) 주인공이 어떻게 살았고, 그를 버티게 한 힘이 무엇이었을까 호기심이 강했고요.”

그는 일본군에 징집된 마라토너 ‘준식’을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 미뤄온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체중은 8㎏ 정도 뺐다. 대부분 일본어 대사여서 일주일에 3~4일씩 일본어 공부에도 매달렸다. 영하 17도에서 일본군과 소련군의 여름 전투 장면을 찍고, 비행기에 쫓기는 장면을 위해 이틀 반나절을 뛰었다는 등의 ‘고생담’도 떠올렸다. “다시 전쟁영화 제의가 오면?”이란 물음에 그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제가 또 찍을 전쟁영화는 없는 것 같아요. <태극기…>에서 한국전쟁을, 이번엔 2차대전을 경험했으니.”


이 말엔 “시도할 수 있는 기술을 다 시도해 찍은 한국 전쟁영화의 정점”이란 자신감도 깔려 있다. “아내가 시사회에서 세번 울었어요. ‘고생했어요’라고 하면서 전투 장면은 할리우드영화 못지않다고 하더군요.”

형제애를 가미해 1173만명을 모은 <태극기…>에서 극단의 감정을 오가는 ‘진태’(장동건)에 비하면, 적으로 만난 두 남자의 우정을 다룬 <마이웨이>의 감흥과 ‘김준식’이란 인물은 다소 밋밋하다는 평도 있다. 그도 “<태극기…>의 강렬했던 이미지가 넘어야 할 벽”이라 말한다.

“준식이가 평면적인 캐릭터여서 답답함도 있었지만, ‘희망과 신념을 가진 준식은 변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인물’이란 감독님 말에 캐릭터 확신을 갖게 됐죠. 원래는 준식의 캐릭터가 점점 변하는 거였지만, 준식에서 그런 부분을 떼어내 ‘종대’(김인권)란 인물을 새롭게 만들었어요. 만약 변해가는 준식을 이 영화가 택했다면, <태극기…>의 진태와 변별력이 없었을 것 같아요.”

장동건은 “그 어느 때보다 흥행부담이 크다”고 했다. <마이웨이>는 국내에서 관객 1000만명을 넘겨야 수익을 바라볼 수 있다. 다음달 14일 일본에서도 개봉하지만 현지 흥행을 장담할 순 없다. 또다른 주연인 일본배우 오다기리 조(위 사진 왼쪽)는 “일본 관객들이 전쟁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흥행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장동건은 다른 영화 출연 때처럼 몸값을 낮추고, 수익이 나면 받는 ‘러닝개런티’ 조건을 택해 고통을 분담했다.

현재 장동건은 장쯔이, 장바이즈(장백지) 등 중국 여배우들과 같이 <위험한 관계>(감독 허진호)도 촬영중이다. 여기에선 ‘바람둥이’ 역이다. “시나리오를 보여줬는데, 아내가 해보라”며 권했다고 한다.

올해 연기 데뷔 20년째인 그는 “이제 미남배우란 말은 더이상 듣지 않아도 미련이 없다”고 했다.

“아직도 연기가 어렵고 내가 가진 능력보다 더 많은 대우를 받은 것 같아요. 할리우드 같은 더 넓은 시장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소수관객이어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을 하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해요. 작품도 더 많이 하고 싶고. 영화 <로마의 휴일> 같은 도시멜로도 하고 싶은데, 의외로 멜로영화가 잘 안 들어와요.”

그는 “아내 고소영도 다시 연기할 때가 다가오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그럼 소(아들)는 누가 키우나’의 문제가 있는데, 영리하게 잘 조율해야죠”라며 웃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SK플래닛·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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