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 동막골의 한 장면
웰컴 투 동막골
남북분단은 우리 민족에게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다. 그래서인지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남북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특히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무뎌져만 가는 상처를 다시 헤집은 뒤 이를 어루만져주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 때문일까? <웰컴 투 동막골>도 남북분단에 관한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가 분단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좀 다르다. 영화의 중심축을 이루는 건 남북간 전쟁이라는 극단적 갈등의 한가운데서도 분단 이전 시절의 삶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강원도 산골 오지마을 동막골이다. 이곳에는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게 만든 이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이 일어난 사실조차 모르는 동막골 사람들의 순박하고 원초적인 삶을 따뜻하게 보여줌으로써 남북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역설적으로 얘기하려 한다. 1950년 강원도 산간마을 동막골로
진영 이탈한 남북 군인들이 들어어고
그곳에서 그들은 더이상 적이 아니다
마을이 전쟁 소용돌이에 휩싸이지
이들은 힘을 합쳐 싸우기로 하는데…
2002년 연극공연 작품 영화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강원도 산간마을 동막골. 이곳으로 전투기 한 대가 불시착하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미연합군 장교 스미스(스티브 테슐러)는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는다. 며칠 뒤 탈영한 국군 소위 표현철(신하균) 일행과 낙오한 인민군 중대장 리수화(정재영) 일행이 잇따라 동막골로 들어온다. 마을에서 처음 마주친 표현철 일행과 리수화 일행은 당연히 서로 총부리를 겨눈다. 이들 사이에 낀 마을 사람들은 이상하기만 하다. 총이 뭔지도 잘 모를뿐더러 이들이 왜 서로를 미워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모두가 서로 도와야 할 ‘사람’들일 뿐이다. 남북한 군인들 사이에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결정적 계기가 생긴다. 멧돼지의 습격 속에서 서로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다. 이후 군복을 벗어던지고 마을 사람들과 똑같은 옷을 입게 된 이들에게 더이상 소속 따위는 중요치 않다. ‘사람’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들은 물론 스미스까지도 순박하고 따뜻한 동막골 사람들에 점차 동화돼 간다. 이곳이야 말로 이념이고 전쟁이고 이전에 오직 ‘사람’만이 존재하는 ‘유토피아’임을 점차 깨닫게 된다.
웰컴투동막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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