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열린 민간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재설립 후원의 밤 행사 참석자들이 후원 친구가 되어달라는 푯말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정인기, 감독 민용근, 방송인 유시현과 뮤지션 시와, 배우 권해효, 안정숙 민간독립영화관설립추진모임 공동대표. 민간독립영화전용관설립추진모임 제공
150~200석 공간 찾기 난항
재개관 올 상반기로 늦춰
후원금 목표 절반 2억 모아
“영진위 직영관 제구실 못해”
재개관 올 상반기로 늦춰
후원금 목표 절반 2억 모아
“영진위 직영관 제구실 못해”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잼 다큐 강정>이 준정부조직인 영화진흥위원회가 직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에서 상영불가 논란 끝에 개봉 40여일 만에야 상영결정이 내려지자, 독립영화계에선 비판과 걱정의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가뜩이나 독립영화를 상영할 극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 반하는 내용의 독립영화인 경우 영진위 직영 독립영화전용관에서마저 상영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표출됐다. 한 독립영화계 인사는 “민간독립영화전용관이 생겨야 하는 이유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영화인들과 일반 관객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을 모아 추진중인 민간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재설립이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2007년 11월 개관했다가 2009년 12월30일 폐관한 ‘인디스페이스’가 영화인과 시민의 힘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되는 것이다.
영화감독인 김동원 민간독립영화관 설립추진모임 공동대표는 1일 “상영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독립영화들이 많고,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 투쟁을 담은 <잼 다큐 강정>처럼 (민감한 내용 탓에) 극장에서 받지 않는 경우도 있어 안정적으로 독립영화를 상영할 민간독립영화전용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용관은 독립영화가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관객들과 같이 논의하는 소통의 공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인디스페이스’는 영화인들과 관객이 힘을 모아 추진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지난해 6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위원장, 정지영 영화감독, 배우 장미희·권해효 등 영화계 213명이 등록한 발기인 대회 이후 민간독립영화전용관 설립추진모임은 200만원을 기부하면 극장 의자 뒤에 기부자의 이름을 새기는 ‘나눔자리 후원’과, 자동이체 또는 무통장입금(광주은행 200-107-324978, 예금주: 한국독립영화협회)으로 기부하는 ‘주춧돌 후원’을 통해 설립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극장 임대보증금과 1년 동안의 운영비 등 초기 비용으로 4억원을 예상했는데, 현재 2억원 남짓의 후원금이 모아졌다고 한다. ‘나눔자리 후원’에는 안성기, 장동건, 송혜교, 공효진 등 배우들도 동참했다.
지금까지 ‘나눔자리 후원’으로 150여석이 채워졌다. 이 중엔 100명의 관객이 2만원씩 기부해 ‘100인 나눔자리’란 이름을 새기는 좌석들도 있다.
그러나 장소 대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애초 지난해 12월1일에 문을 열려던 개관이 늦춰지고 있다. 설립추진모임은 서울에서 150~200석 규모의 극장이 들어설 공간을 찾고 있다.
김동원 공동대표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1개 관에 들어가는 것보다, 문화공간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단독건물에 입주하려다 보니 대관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안으로 재개관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설립추진모임의 이현희 사무국장은 “독립영화들이 극장에서 상영이 되더라도 퐁당퐁당 상영하는 식으로 (다른 영화와 교대로 상영하는) 교차상영이 이뤄지거나, 상영일수가 며칠 안 되는 등 형식적인 상영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인디스페이스가 다시 문을 열면 독립영화들이 충분히 상영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설립추진모임의 이현희 사무국장은 “독립영화들이 극장에서 상영이 되더라도 퐁당퐁당 상영하는 식으로 (다른 영화와 교대로 상영하는) 교차상영이 이뤄지거나, 상영일수가 며칠 안 되는 등 형식적인 상영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인디스페이스가 다시 문을 열면 독립영화들이 충분히 상영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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