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알코드영화제’를 개최한 김영근·김예영·박승윤씨가 각각 이소룡, 마릴린 먼로, 찰리 채플린 복장으로 영화제 거리 홍보에 나선 모습(사진 왼쪽부터). 김영근·김예영 애니메이션 감독은 홍익대 애니메이션학과 선후배 사이다. 박승윤씨는 한 통신회사의 모바일콘텐츠 기획 교육과정에서 김영근 감독을 만나 영화제에 합류했다.
QR코드 찍으면 독립·단편영화 12편이 무료
청년 3명 “수준높은 단편·애니, 세계 관객 만났으면”
작년 첫선 국외서도 화제…올해 관객 1만7천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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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이들은 텐트를 들고 거리로 나갔다. 2~3명씩 들어와 천막 한쪽 면을 화면 삼아 단편영화를 보는 ‘텐트영화제’를 네차례나 열었다. 그러다 생각했다. “더 많은 사람과 만날 순 없을까?” 이들은 트위터·페이스북을 통해 세계인과 연결되는‘스마트폰 환경’에 주목했다.
세계 최초 ‘큐알(QR)코드영화제’는 그렇게 시작됐다. 올해 2회째(2월1~29일)를 맞은 영화제를 주최한 ‘젊은 3인방’을 18일 서울강북창업센터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해 4월 창업센터에 애니메이션·영상제작회사 ‘스튜디오 요그’를 차린 김예영(27)·김영근(29) 애니메이션 감독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박승윤(30) 팀장 등 청년 3명이 이 발칙한 영화제를 꾸리고 있다.
“수준 높은 단편영화와 애니메이션이 많지만 영화제에서만 소개되고 대중과 만날 접점이 너무 없잖아요. 그런 작품들을 큐알코드(정보무늬)에 담아 공간의 한계를 넘어 국내, 전세계 관객들과 만나보자고 한 거죠.”(김영근)
지하철역 등에 붙은 영화제 포스터나, 트위터·페이스북을 통해 받은 포스터에 실린 ‘정보무늬’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무료로 단편 실사·애니메이션 영화들을 볼 수 있는 영화제다. <낙타들>(부산국제영화제) <시나브로>(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등 주요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12편을 엄선했다. 정보무늬를 읽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깔면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제 누리집(QRfilm.kr)에서 포스터 파일을 내려받아 출력해 동네나 사무실 등에 붙이면 누구든 영화제 개최에 동참할 수 있다.
이 영화제는 극장 배급구조에서 상영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는 독립·단편영화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유통·배급망의 대안을 개척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지난해 7월 제1회를 연 이후 반향은 컸다. 영화제 포스터 파일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타고 다른 나라로 번져갔고, 외국인들까지 포스터를 자기 나라에 붙이고 나선 것이다. 미국 뉴욕 14번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캐나다 밴쿠버,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의 길거리·공원·미술관 벽뿐 아니라,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회사 ‘월트디즈니’ 사무실에도 포스터가 걸렸다. 외국인들은 그 풍경을 ‘인증사진’으로 찍어 보내왔다.
국내에서도 벽면기부란 이름으로 카페나 회사에 포스터를 붙이는 이들이 속속 등장했다. 한 종이컵 제작업체는 “젊은이들의 취지가 좋다”며 영화제 정보무늬를 박은 컵 1만개를 제작해 이번주 중 서울 등의 커피전문점에 배포한다.
18일까지 영화를 본 관객도 총 1만7000명을 넘어섰다. <낙타들> 등 몇몇 작품은 2000~3000명이 봤다. 영화제에서 소개된 뒤 사장되는 단편영화들의 현실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다. 김예영 감독은 “큐알코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이 우수한 단편영화를 찾아보는 행위를 경험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작품별 관람 수에 따라, 20만~40만원 정도의 상영료를 ‘스튜디오 요그’ 자금으로 차등지급할 예정이다. 박승윤 팀장은 “포스터 인쇄 협찬, 잡지에 큐알코드를 넣어주는 지면 협찬 등을 받았지만, 영화제 인지도 때문에 협찬금을 받지 못했다”며 “인지도가 올라가면 작품별로 상영에 앞서 3~4초의 기업협찬광고를 넣는 수익창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외국 작품도 포함한 글로벌 영화제로의 성장을 꿈꾼다. 김영근 감독은 “폴란드·일본·미국 등의 감독들이 내 작품도 넣어달라는 연락을 해온다”고 했다. 트위터·스마트폰을 활용한 이들이 지금 내건 영화제 슬로건은 다름 아닌 ‘세상에서 가장 넓은 영화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스튜디오 요그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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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정보무늬(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12편 영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창으로 연결된다. 단 정보무늬를 읽는 앱이 깔려 있어야 한다.
18일까지 영화를 본 관객도 총 1만7000명을 넘어섰다. <낙타들> 등 몇몇 작품은 2000~3000명이 봤다. 영화제에서 소개된 뒤 사장되는 단편영화들의 현실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다. 김예영 감독은 “큐알코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이 우수한 단편영화를 찾아보는 행위를 경험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작품별 관람 수에 따라, 20만~40만원 정도의 상영료를 ‘스튜디오 요그’ 자금으로 차등지급할 예정이다. 박승윤 팀장은 “포스터 인쇄 협찬, 잡지에 큐알코드를 넣어주는 지면 협찬 등을 받았지만, 영화제 인지도 때문에 협찬금을 받지 못했다”며 “인지도가 올라가면 작품별로 상영에 앞서 3~4초의 기업협찬광고를 넣는 수익창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외국 작품도 포함한 글로벌 영화제로의 성장을 꿈꾼다. 김영근 감독은 “폴란드·일본·미국 등의 감독들이 내 작품도 넣어달라는 연락을 해온다”고 했다. 트위터·스마트폰을 활용한 이들이 지금 내건 영화제 슬로건은 다름 아닌 ‘세상에서 가장 넓은 영화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스튜디오 요그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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