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해혁명’의 성룡
지난달 29일, 영화담당 기자들 앞으로 수입·배급사 ‘포커스 온’이 ‘성룡의 100번째 작품 3월15일 개봉 확정’이란 제목의 메일을 보내왔다. 영화제목은 <신해혁명>. “이소룡 이후 세계인의 가슴에 영원한 쿵푸스타로 사랑받아온 성룡의 100번째 작품은 세계인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다”로 영화소개를 시작한 메일은 300억대 제작비, 15개월간의 촬영기간 등이 소요된 작품이라는 상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어느새 58살(1954년생)의 나이가 된 성룡이라면, 많은 한국팬들에겐 청소년 시절 ‘추억’속 한편에 자리잡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영어식 이름 ‘재키찬’보다 성룡이란 이름으로 더 친숙한 그는 <취권>(1978년) <프로젝트 A>(1983) <쾌찬차>(1984) <폴리스스토리>(1985) <용형호제>(1986) <시티헌터>(1992) <러시아워>(1998) <상하이의 눈>(2000) 등에서 코믹하면서도 사실감 넘치는 ‘맨몸액션’을 선보여 한국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기념비적인 100번째 작품이 개봉한다고 하니, 국내 성룡 팬사이트 회원들 사이에선 “꼭 보고 싶다”“설렌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성룡의‘100번째 작품’이란 숫자의 상징성까지 갖춘 작품인데, 정작 수입사의 영화홍보는 조용하기만 하다. 수입사 쪽에 문의를 해보니 으레 영화개봉을 앞두고 진행하는 언론시사회도 없다고 한다. 시사회를 하지 않고 15일 개봉으로 직행하겠다는 뜻이다. 대개 시사회를 하지 않는 영화들을 보면, 작품에 대한 평단과 관객들의 인색한 평가들을 우려한 경우일 때가 많다.
수입사 ‘포커스 온’ 관계자는 “<신해혁명>은 작품 자체의 질을 보면 괜찮은 영화다. 하지만 신해혁명이나 중화사상에 대한 프로파간다(선전)가 드러나고 있어 극장주들도 한국 관객들을 겨냥한 대중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전국적으로 개봉하는 와이드릴리스를 하지 못하고 몇몇 극장 중심으로 소규모 개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룡도 나이도 있고 해서 예전처럼 액션을 선보이기 보다는, 전쟁액션에 집중이 된 영화”라고 소개했다. 승자들의 기록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중국역사 계몽의 성격이 짙어, 중국인들이 보면 좋아할 만한 영화라는 평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 탓에 성룡의 국내팬들 사이에서도 소규모 개봉에 그친 뒤, 이 작품이 극장 개봉작이란 프리미엄을 얹어 디브이디(DVD) 판매시장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룡이 주연·총감독·제작자로 참여한 <신해혁명>은 1911년 청나라가 멸망하고 중화민국이 탄생한 신해혁명을 다룬 영화다. ‘스펙터클 전쟁 액션’을 표방한 이 영화엔 성룡을 비롯해 중국어권 스타인 리빙빙, 조안첸, 조문선 등이 출연한다. 성룡은 신해혁명에 참여한 중국 동맹회 2인자인 ‘황싱’역을 맡았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홍콩영화 등 중국어권 영화의 위세가 한국에서 꺾인지 오래된 분위기에서, 성룡의 100번째 작품도 화제성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포커스 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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