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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웰컴투 동막골’의 정재영

등록 2005-07-25 09:39수정 2005-07-25 23:48

<b>웰컴 투 동막골 주연 정재영</b>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주연을 맡은 영화배우 정재영. (서울=연합뉴스)
웰컴 투 동막골 주연 정재영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주연을 맡은 영화배우 정재영. (서울=연합뉴스)
정재영(35)과의 인터뷰는 자기비하 코미디의 넉살로 시작됐다.

"아무래도 연예인이다 보니 주변에 워낙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작은 친구들이 많아서요…. 저는 큰 편이 아니라 보통 사이즈죠." 묻지도 않은 얼굴 얘기를 소재로 한 자학 개그는 계속 이어진다.

"'킬러들의 수다'때는 진짜 최악이었잖아요. 워낙 스타일리시한 사람들 틈에서 '쟤는 뭐야' 소리 안 듣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요."

딱히 대표작이 어떤 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새 항상 거기 있었던 것 같은 배우가 있다.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등 장진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던 정재영이 처음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영화는 아마 2002년 '피도 눈물도 없이'였을 것 같다. '실미도'를 통해 존재감을 점점 키워워던 그는 '아는 여자', '귀여워' 등을 거쳐 이젠 다음번이 못내 기대되는 그런 배우가 된 듯하다.

그가 신하균, 강혜정, 임하룡 등과 호흡을 맞춘 '웰컴투 동막골'이 다음달 4일 개봉한다. 영화의 배경은 한국전쟁의 포화가 빗겨간 산골 마을 동막골. 영화는 이곳에 국군과 인민군, 미군 등이 흘러들어 오며 벌어지는 환상적이고, 인간적인 일들을 담고 있다.

정재영이 맡은 역은 겉으로는 거칠어보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민군 수화. "군인(실미도, 동막골)은 흥행이 되고 건달(피도…, 귀여워)은 안되는 것 같다"고 웃는 그는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작업한 게 영화 속 동막골의 분위기와 비슷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동막골 같은 분위기의 촬영장 = 전쟁의 포화에서 한 발 빗겨 있는 영화 속 마을 동막골의 주민들은 도대체 다툼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전쟁이니 총이니 사상이니 하는 것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말이다.

'웰컴투 동막골'이 스스로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봤더니 "행복하게 작업한 영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굉장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영화에요. 영화 속 동막골 사람들처럼 좋은 사람들과 만나 행복하게 일했어요. 그게 영화에도 잘 드러나 있는 것 같아요."

박광현 감독은 이미 단편 '내 나이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터, 대학(서울예대) 연극 동아리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12년 지기 신하균와 같은 과(연극학과) 1년 선배인 제작자 장진 감독과는 "서로 떨어져 있어도 가족같은" 사이다.

한사람 한사람에 대해 칭찬을 늘어 놓던 그는 임하룡에 대해 "말 그대로 영원한 젊은 오빠"라며 존경하는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진짜 젊은 오빠에요. 젊었을 때 마음가짐이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손자뻘도 될 만한 어린 친구들과 격의없이 지내는 것을 보면 참 부러워요. 그런 심성이 영화 속 배역인 나이든 인민군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 같아요."

▲가장 추운 겨울과 가장 더운 여름 = 대학로 연극인 원작에서 이미 내레이션을 맡은 바 있었던 그가 영화에 출연한 것은 원작에 대한 신뢰와 시나리오에 대한 반가움 때문이다.

"원작이 워낙 좋은 작품인데다 출연 제의를 받고 읽어본 시나리오도 군더더기 없이 완성도가 높았어요. 마침 스케줄도 잘 맞았으니 안할 이유가 없는 셈이었죠. 원작의 웃음과 감동에 '팝콘 비'나 후반부 전투 신 같은 영화적인 장면도 더해졌으니 딱이죠."

영화의 배경은 한 겨울의 동막골, 촬영은 강원도 평창의 세트에서 주로 진행됐던 까닭에 촬영의 가장 큰 적은 추위였다. 촬영장의 온도는 영하 40℃. 하이라이트의 전투신은 한 달 가량 언덕에서 촬영됐다.

콧수염을 만지며 순식간에 수염까지 얼려버리는 추위를 설명하던 그는 "최근에는 차기작 촬영때문에 영상 40℃의 무더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차기작 '나의 결혼 원정기'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신붓감을 구하러 떠나는 시골 노총각역을 연기하고 있는 그는 촬영장인 우즈베키스탄 현지의 살인적인 더위에 배역을 위해 마침 10㎏의 살을 찌운 까닭에 말 그대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코미디는 타이밍 = 영화 속 자신이 출연한 분량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신은 전날 멧돼지를 나눠 먹은 수화가 현철(신하균)과 함께 갈대밭에서 용변을 보는 장면이다. 서로 다른 군복을 입고 여전히 어색한 관계인 두 사람은 그다지 좋지 못한 상황에서 마주치고 용변의 효과음과 함께 볼일을 마친다.

"생각할 수록 웃기는 장면이다"며 그가 꼽은 이 장면은 어색한 표정이 오가며 웃음을 유도하는 신이다. 그가 보여주는 코미디 연기의 노하우는 바로 '톤'. 스스로는 웃지 않으면서도 관객들의 입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오게 하는 비결이다.

"장진 감독과 오랫동안 같이 작업하다보니 코미디의 타이밍을 집어내는 게 늘었다"는 게 그의 설명. '연기관이 무엇인가'라는 추상적인 질문을 던져봤더니 '톤'이 중요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배우는 작품에 맞는 톤을 가져야 돼요. 작품을 바꾸려기 보다는 그때그때 작품에 자신의 톤을 맞춰야 되지요. 인물도 작품도 같이 살려면 그때 그때의 맛을 가져야 합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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