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정기용 마지막 나날
소규모 개봉에도 1만명 넘어
소규모 개봉에도 1만명 넘어
관객 100만 돌파를 앞둔 멜로영화 <건축학개론>(22일 개봉)이 상업 장편 부문에서 흥행 가속도를 내는 가운데, 예술·독립영화 부문에선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가 잔잔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결과를 보면, <말하는 건축가>(감독 정재은)는 26일까지 관객 1만6152명을 모아 독립영화 흥행기준선이라 불리는 1만명을 넘어섰다. 건축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다큐 장르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흥행이다. 대장암 투병생활을 하다 지난해 3월 세상을 떠난 건축가 정기용의 마지막 1년을 담은 이 영화는 지난 8일 전국 20여개관에서 소규모 개봉한 바 있다.
영화는 ‘기적의 도서관 건립’ ‘전북 무주 공공건축 프로젝트’ 등을 통해 자연과 인간을 배려하는 ‘소통의 건축’을 추구하고, 시대를 걱정했던 한 건축가의 삶을 비춘다. 영화의 시선은 극적이지 않다. 죽음이 임박한 건축가 정기용이 이동식 침대에 누워 마지막 봄나들이를 하는 장면에서조차 카메라를 주인공에게 가까이 들이대지 않는다. 그 대신, 멀찌감치 떨어져 ‘스마트폰’으로 그를 촬영하는 등 시종 담담한 작법을 유지한다.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작은 연립주택에 세 들어 살면서도 죽는 순간까지 시대의 모순을 지적하는 문화예술가이자 건축가로 살았던 정기용의 열정적 삶에 감흥을 받았다는 이들이 많다. 이 영화가 소개된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내가 살아가는 공간과 인생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등의 감상평들이 올라오고 있다.
정재은 감독은 “젊은 관객들은 삶의 멘토를 만난 느낌을 받은 것 같고, 나이가 드신 분들은 죽음을 앞두고도 의연하고 당당했던 정기용 선생의 태도에 감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는 서울 씨네큐브, 부산 국도 예술관, 광주극장 등에서 상영중이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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