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일랜드’의 포스터
1억달러가 넘는 거대 예산을 들인 액션블록버스터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해 할리우드가 충격에 빠졌다.
미극장가의 주말박스오피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22일 큰 기대 속에 개봉한 마이클 베이 감독, 이완 맥그리거,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SF 액션대작 '아일랜드'가 1천21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리는 부진으로 주말흥행 4위에 그쳤다.
'아일랜드'의 성적은 대부분의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예측했던 흥행수입의 반에도 못미치는 액수로 제작사인 드림웍스도 할 말을 잃은 상태. 배급담당 짐 싸프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실망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관객이 들기를 기대한다"며 애써 희망을 피력했다. '아일랜드'의 개봉수입은 또한 마이클 베이 감독이 만든 영화 중 가장 낮은 기록이기도 하다.
'아일랜드'의 흥행부진은 이전에도 볼거리를 위주로 하는 액션 블록버스터들이 줄지어 흥행에 실패한데 뒤이은 것으로 할리우드 일각에서는 볼거리만을 내세우는 액션영화들이 더이상 관객들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동향을 추적하는 회사인 릴소스의 로버트 벅스봄은 "액션만 파는 영화들이 잘 안되고 있다"면서 "만화팬 등 소수의 특수관객들을 겨냥해 마케팅을 한 액션영화들은 흥행에 성공했지만 모든 관객들에게 어필하려 하는 여름 액션영화들은 손해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에도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전쟁'과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등 초대형 스타들이 출연한 액션영화들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지만 볼거리에만 의존하는 영화들은 흥행에 실패했다는 것. 지난 4월 8천7백만달러의 예산을 들인 하드록액션 'XXX'는 겨우 2천61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벌어들이는데 그쳤고, 1억3천만달러를 쏟아부은 '사하라' 역시 고작 6천850만달러의 수입에 그치는 참패를 면치 못했다.
한편 조니 뎁 주연의 가족 판타지영화 '찰리와 초콜릿공장'과 빈스 본,오웬 윌슨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웨딩 크래셔'가 '아일랜드'등 4편의 새 개봉작을 물리치고 주말 박스오피스 1,2위를 고수했다. 3위는 만화를 각색한 액션영화 '팬태스틱4'가 차지했다. 기대했던 '아일랜드'의 예상 밖 부진으로 미국 박스오피스는 또다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입이 10% 뒤떨어지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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