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크 섀도우>
‘다크 섀도우’
특유의 기괴한 비주얼 눈길
산만한 서사구조는 아쉬움
특유의 기괴한 비주얼 눈길
산만한 서사구조는 아쉬움
영화 분위기는 고풍스럽고 기괴하다. 주인공은 진지한 듯 엉뚱한데, 그 독특한 캐릭터가 묘한 끌림을 발산한다. 감독은 또다시 이 배우의 얼굴에 짙은 분장을 덧칠해 그의 섹시한 맨얼굴을 숨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여러모로 팀 버튼 감독과 배우 조니 뎁이 또 의기투합했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는 작품이다. 두 사람은 <가위손> <에드 우드> <슬리피 할로우> <유령신부> <스위니 토드>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년)에 이어 8번째 손을 잡았다. 지난 10일 한국에서 개봉하자마자, ‘1일 관객수’ 2위로 데뷔한 것은 ‘팀 버튼-조니 뎁’ 조합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영화 <다크 섀도우>는 18세기 부유층 바람둥이인 바나바스 콜린스(조니 뎁)가 자신에게 실연당한 마녀(에바 그린)의 저주로 뱀파이어가 되어 관에 갇히고, 그의 연인은 자살하는 과정을 빠르게 보여주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마치 비극적 로맨스로 흐를 듯이 표정 짓던 영화는 200년 만에 뱀파이어가 관에서 나온 뒤부터 공포 코믹물로 얼굴색을 바꾼다.
때는 1970년대. 한 여자를 다시 사랑하게 된 뱀파이어는 몰락한 가문을 수산업으로 일으키려 하지만, 200년간 살아 있던 마녀의 증오와 방해를 받으며 소동을 겪는다.
영화는 햄버거 맥도널드 간판을 보고 “악마 메피스토”로 착각하는가 하면, 히피족과 뒤섞여 이질적인 대화를 나누는 장면 등과 같이 뱀파이어가 1972년 문화와 충돌하는 에피소드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뱀파이어가 “(마녀와 맞서) 싸우겠어”라고 결연함을 드러낸 장면 바로 뒤에, 가수 카펜터스의 평온한 노래 ‘탑 오브 더 월드’를 배경음악으로 까는 등 감독 특유의 코믹 코드도 보여준다. 1970년대 여러 음악들을 듣는 즐거움도 준다.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맥이 풀리는 느낌이다. 200년의 시공간을 오간 영화치고는, ‘사랑은 집착이 아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얼마나 무서운 줄 아느냐’ 정도의 얘기에 머문 탓이다. 감독은 음산한 색채감을 지닌 비주얼로 관객의 눈을 잡지만, 마음까지 움직일 서사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순진한 듯 장난기를 간직한 뱀파이어 역의 조니 뎁, 한 남자에 대한 애증을 표출하는 마녀 역의 에바 그린, 베테랑 배우 미셸 파이퍼, 15살 연기자 클로이 모레츠 등이 표현한 기묘한 느낌의 캐릭터들이 중반부 이후 다소 산만해지는 영화를 지탱해준다. 1966~71년 미국 드라마 시리즈 <다크 섀도>가 원작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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