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국제영화제 장편 경쟁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
칸국제영화제 장편 경쟁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
민감한 내용탓 투자 무산 잇따라
“이러다 못찍겠다 공포도 있었죠”
쇼박스쪽 “대중적이지 않아 보류” “이 영화를 못 찍을 수도 있겠구나란 공포도 있었죠.” <돈의 맛>(17일 개봉)으로 제65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사진)은 재벌가를 다룬 민감한 내용 탓에 대기업한테서 영화 투자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임 감독은 폐막을 사흘 앞둔 24일 칸에서 열린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0년 <하녀>로 칸 장편 경쟁에 진출하고 관객을 230만명이나 모은 ‘핫’한 감독이었지만, <돈의 맛>에 투자가 잘 안되더라. 투자사의 돈이 거의 다 재벌 돈 아니냐”며 힘겨웠던 투자 과정을 떠올렸다. 그는 “(오리온그룹 계열인) 투자·배급사 쇼박스에서 시나리오를 보고 1주일 만에 같이 영화를 진행하자고 했다가, 얼마 뒤 쇼박스 관계자가 찾아와 ‘오리온 쪽에서 영화 속 재벌 가정 상황이 오리온과 비슷하다며 영화를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해옴에 따라 투자가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돈의 권력과 돈의 모욕을 다룬 이 영화에선 윤 회장(백윤식)이 사위로서 재벌 회장에 오른 인물로 나온다. 오리온도 창업주의 사위가 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임 감독은 “<돈의 맛>의 시나리오를 본 한 배우가 ‘나랑 같은 자리에 있던 씨제이 부회장이 (최상류층을 다룬) <하녀>를 보고 불쾌했다고 하더라. 이번 시나리오도 씨제이에 넣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해서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케이티 계열인) 싸이더스와 투자계약을 맺었으나,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이후 새로 부임한 싸이더스 사장이 영화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 작품은 중견 투자배급사 시너지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공동투자로 영화화가 됐다. 이에 대해 쇼박스 쪽은 “재벌을 다뤄 투자를 안 한 게 아니라, 대중적이지 않은 예술영화여서 투자를 보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리온그룹 관계자도 “모기업이 쇼박스의 투자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임 감독은 “돈이 있다고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의 실상을 다루고 싶었다”며 “그래도 한국에서 똘똘한 중견 감독 두명(홍상수·임상수)이 칸 경쟁 부문에 올랐는데, 둘 중에 한명은 상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영화 <그때 그 사람들>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찍히고, (<하녀> <돈의 맛> 등으로) 검찰과 재벌한테도 찍힌 감독”이라며 “한국에서 버티려면 칸에서 상을 타 스스로 ‘파워맨’이 되는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돈의 맛>은 폐막 하루 전인 26일 칸 공식 시사회를 연다. 칸(프랑스)/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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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못찍겠다 공포도 있었죠”
쇼박스쪽 “대중적이지 않아 보류” “이 영화를 못 찍을 수도 있겠구나란 공포도 있었죠.” <돈의 맛>(17일 개봉)으로 제65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사진)은 재벌가를 다룬 민감한 내용 탓에 대기업한테서 영화 투자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임 감독은 폐막을 사흘 앞둔 24일 칸에서 열린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0년 <하녀>로 칸 장편 경쟁에 진출하고 관객을 230만명이나 모은 ‘핫’한 감독이었지만, <돈의 맛>에 투자가 잘 안되더라. 투자사의 돈이 거의 다 재벌 돈 아니냐”며 힘겨웠던 투자 과정을 떠올렸다. 그는 “(오리온그룹 계열인) 투자·배급사 쇼박스에서 시나리오를 보고 1주일 만에 같이 영화를 진행하자고 했다가, 얼마 뒤 쇼박스 관계자가 찾아와 ‘오리온 쪽에서 영화 속 재벌 가정 상황이 오리온과 비슷하다며 영화를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해옴에 따라 투자가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돈의 권력과 돈의 모욕을 다룬 이 영화에선 윤 회장(백윤식)이 사위로서 재벌 회장에 오른 인물로 나온다. 오리온도 창업주의 사위가 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임 감독은 “<돈의 맛>의 시나리오를 본 한 배우가 ‘나랑 같은 자리에 있던 씨제이 부회장이 (최상류층을 다룬) <하녀>를 보고 불쾌했다고 하더라. 이번 시나리오도 씨제이에 넣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해서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케이티 계열인) 싸이더스와 투자계약을 맺었으나,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이후 새로 부임한 싸이더스 사장이 영화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 작품은 중견 투자배급사 시너지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공동투자로 영화화가 됐다. 이에 대해 쇼박스 쪽은 “재벌을 다뤄 투자를 안 한 게 아니라, 대중적이지 않은 예술영화여서 투자를 보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리온그룹 관계자도 “모기업이 쇼박스의 투자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임 감독은 “돈이 있다고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의 실상을 다루고 싶었다”며 “그래도 한국에서 똘똘한 중견 감독 두명(홍상수·임상수)이 칸 경쟁 부문에 올랐는데, 둘 중에 한명은 상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영화 <그때 그 사람들>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찍히고, (<하녀> <돈의 맛> 등으로) 검찰과 재벌한테도 찍힌 감독”이라며 “한국에서 버티려면 칸에서 상을 타 스스로 ‘파워맨’이 되는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돈의 맛>은 폐막 하루 전인 26일 칸 공식 시사회를 연다. 칸(프랑스)/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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