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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이사람] “오리온 등 재벌서 ‘돈의 맛’ 투자 기피”

등록 2012-05-24 22:41수정 2012-05-27 11:53

칸국제영화제 장편 경쟁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
칸국제영화제 장편 경쟁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
칸국제영화제 장편 경쟁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
민감한 내용탓 투자 무산 잇따라
“이러다 못찍겠다 공포도 있었죠”
쇼박스쪽 “대중적이지 않아 보류”

“이 영화를 못 찍을 수도 있겠구나란 공포도 있었죠.”

<돈의 맛>(17일 개봉)으로 제65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사진)은 재벌가를 다룬 민감한 내용 탓에 대기업한테서 영화 투자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임 감독은 폐막을 사흘 앞둔 24일 칸에서 열린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0년 <하녀>로 칸 장편 경쟁에 진출하고 관객을 230만명이나 모은 ‘핫’한 감독이었지만, <돈의 맛>에 투자가 잘 안되더라. 투자사의 돈이 거의 다 재벌 돈 아니냐”며 힘겨웠던 투자 과정을 떠올렸다.

그는 “(오리온그룹 계열인) 투자·배급사 쇼박스에서 시나리오를 보고 1주일 만에 같이 영화를 진행하자고 했다가, 얼마 뒤 쇼박스 관계자가 찾아와 ‘오리온 쪽에서 영화 속 재벌 가정 상황이 오리온과 비슷하다며 영화를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해옴에 따라 투자가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돈의 권력과 돈의 모욕을 다룬 이 영화에선 윤 회장(백윤식)이 사위로서 재벌 회장에 오른 인물로 나온다. 오리온도 창업주의 사위가 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임 감독은 “<돈의 맛>의 시나리오를 본 한 배우가 ‘나랑 같은 자리에 있던 씨제이 부회장이 (최상류층을 다룬) <하녀>를 보고 불쾌했다고 하더라. 이번 시나리오도 씨제이에 넣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해서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케이티 계열인) 싸이더스와 투자계약을 맺었으나,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이후 새로 부임한 싸이더스 사장이 영화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 작품은 중견 투자배급사 시너지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공동투자로 영화화가 됐다.

이에 대해 쇼박스 쪽은 “재벌을 다뤄 투자를 안 한 게 아니라, 대중적이지 않은 예술영화여서 투자를 보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리온그룹 관계자도 “모기업이 쇼박스의 투자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임 감독은 “돈이 있다고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의 실상을 다루고 싶었다”며 “그래도 한국에서 똘똘한 중견 감독 두명(홍상수·임상수)이 칸 경쟁 부문에 올랐는데, 둘 중에 한명은 상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영화 <그때 그 사람들>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찍히고, (<하녀> <돈의 맛> 등으로) 검찰과 재벌한테도 찍힌 감독”이라며 “한국에서 버티려면 칸에서 상을 타 스스로 ‘파워맨’이 되는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돈의 맛>은 폐막 하루 전인 26일 칸 공식 시사회를 연다.

칸(프랑스)/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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