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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그녀를 죽인 돌이 방조한 나를 향한다

등록 2012-06-14 20:00

<더 스토닝>
<더 스토닝>
이란 투석형 고발한 ‘더 스토닝’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분통이 터질 것이다.

돌을 던져 죽이는 투석형 장면에선, 차라리 눈을 돌리고 싶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그런 외면과 묵시적 방조도 맹목적 신념의 폭력성을 잔혹한 괴물로 키우는 ‘동조자’란 사실마저 일깨운다.

14일 개봉한 <더 스토닝>(사진)은 이란의 여성에게 자행된 반인권적인 투석형의 실상을 고발한 영화다. 이란계 프랑스 언론인 ‘프레이둔 사헤브잠’은 조카 ‘소라야’가 억울하게 돌에 맞아 죽었다고 증언한 이모의 이야기를 듣고 1994년 <더 스토닝 오브 소라야 엠(M)>이란 르포소설을 펴냈다. 실화를 바탕으로 쓴 책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이미 2008년 미국 등에서 개봉한 작품이다. 이란계 미국인 사이러스 노라스테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 배경은 이란의 한 작은 마을. 차를 고치려 프랑스 기자(제임스 카비젤)가 이곳을 들른다. 그의 가방에 녹음기가 있는 것을 본 중년 여자 자흐라(쇼레 아그다슐루)는 “이 마을엔 당신이 모르는 사연이 있다”며 투석형으로 숨진 조카(모잔 마르노)와 악마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을 사람들의 눈초리를 피해, “내 목소리를 (녹음기에) 가져가라”는 이 여자의 용기 있는 증언이 모든 이의 침묵 속에 가려 있던 투석형을 세상에 전한 힘이 된 것이다.

영화는 위자료를 주지 않고 아내와 이혼해 14살 소녀를 새 신부로 얻으려는 남편이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누명을 씌우고 투석형에 처해지도록 만드는 과정을 비춘다. 종교·정치 지도자 등은 부당한 판결에 적극 가담한다. 여자는 남편, 친정아버지, 어린 두 아들, 동네 남자들이 던지는 돌에 맞아 참혹한 죽음을 맞는다.

영화는 여자의 비명과, 붉게 튀어오르는 피, 광기 어린 사람들의 눈빛 등을 다큐멘터리처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지금도 일부 이슬람 국가와 아프리카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 투석형의 실상을 관객인 당신도 생생하게 목격하기를 바라는 감독의 의도가 엿보인다. 반인권, 권력의 폭력성을 향해 돌을 집어든 영화다.

송호진 기자, 사진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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