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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 “저 감독 자를만큼 ‘무대뽀’ 아니예요~”

등록 2012-06-24 14:26수정 2012-06-24 16:07

고현정
고현정
21일 개봉한 <미쓰고> 주연 고현정
‘미실’과 전혀 다른 ‘천수로’가 왔다
마약거래 휘말린 공황장애 여인역
“개인사 아닌 연기자로 주목해주길”
고현정(41)은 며칠 전 휴대전화를 비로소 개통했다고 한다. “집 전화만으로도 지인들과 연락하고 잘 지냈는데, 누가 ‘휴대전화 번호’를 물을 때 ‘저 없는데요’ 하면 ‘알려주기 싫으니까 안 가르쳐 주려는구나’ 생각하는 거예요. 괜히 유난 떠는 것도 같아서 마련했죠.”

그가 까탈스러울 것이란 인식은, 영화 <미쓰고>의 감독이 제작진 내부 사정으로 중도 교체되고, 그가 진행하는 토크 프로그램 <고쇼>(에스비에스)의 피디가 사적인 이유로 하차했을 때 “고현정이 얼마나 주장이 강했으면…”이란 추측으로까지 이어진다.

“<고쇼> 방송이 끝나면 관련 기사를 다 봐요. 내 방송 보면서 반성도 하고 그래요. 예능 초보라, 아직 예능에서 ‘민폐’ 캐릭터인가 봐요. 그런데 제가 뭐라고 말해서 방송국이 감독님을 자르고, 그럴 수 없거든요. 제가 그정도로 ‘무대뽀’도 아니예요. 다른 진행자들이 허수아비도 아니고요. 그런 얘기 들으면 가슴 아프지만, 어찌됐든 그런 얘기들도 제가 뿌린 씨겠죠. 더 조심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요.”

사실 그는 “고현정에게 가장 야박한 점수를 주는 사람이 나 자신”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대중은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강렬했던 ‘미실’ 캐릭터를 그에게 포개어 ‘드셀 것’이란 이미지를 키워버린다.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이혼한 뒤, 모정을 느끼게 하거나 이혼을 떠올리게 하는 역을 하면 내 상황에 업혀가려는 듯 보일 것 같았어요. 일부러라도 강한 캐릭터를 했던 것 같아요. 연기 복귀하면서 들판에 아무 무기 없이 나가듯 겁도 났죠. 저라고 왜 힘든 게 없었겠어요. 그런데 ‘누릴 것 다 누리고 갈 데 없으니 여기 와서 약한 모습 보인다’고 할 것 같고, 그런 표정 짓는 것도 비겁한 것 같았어요. 우울할 필요도 없고요. ‘고현정 정신 차리자’고 했던 거죠.”

고현정
고현정
삼성가 며느리, 이혼, 연기복귀를 거친 그는 “‘연기자 고현정’으로 선명하게 보여지길” 원했다. “내 뒤에 붙은 부수적인 것들이 빠지고, 연기자로만 깨끗하게 보이고 그 옆에 고현정이란 이름이 붙는 거예요. 개인사가 연상되지 않고 사랑과 관심을 받은 (데뷔) 초창기 고현정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물론 시간이 좀 걸리겠죠.”

21일 개봉한 영화 <미쓰고>(감독 박철관)에서 그는 ‘늘 센 듯’ 보이는 고현정의 모습을 지웠다. 공황장애를 앓는 ‘천수로’(고현정)가 마약과 500억원어치 위조 현금 거래에 휘말리며 겪는 소동극이다. ‘미실 캐릭터류’에 묶인 그에게, 동국대 연극영화과 90학번 동기인 이 영화 제작사 대표가 ‘천수로’역을 안겼다.

“천수로처럼 뭔가 수동적으로 남에게 의지도 하면서 끌려가고 매달리기도 하는 역할은 처음인 것 같아요. 천수로는 때묻지 않고 싱그러움도 묻어나는데, 제가 체구도 작지 않고, 센 캐릭터만 해서 (관객을) 설득하지 못하면 어쩌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지요.”

그는 “이 영화에 참여한 작가 중에 공황장애를 갖고 있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이 ‘천수로’부분의 각색을 도와줬다. 그 분이 공황장애 앓는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증상이) 과하게 표현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도 했다”고 말했다.

유해진·이문식·박신양·고창석 등의 배우까지 모아놓고, 영화 구성이 다소 산만한 것은 아쉽다. 극 핵심으로 치닫는 속도감도 더디다. 하지만 불안 증상을 딛고 어설픈 듯 강단 있게 사건 해결자로 나서는 고현정의 연기는 ‘미실’과 다른 연기 맛을 보여준다. ‘고현정이 이 역을 하겠어?’라며 지레 포기하는 감독들에겐 그는 이런 말도 했다. “내가 왜 (영화 관계자들에게) 거절하는 느낌을 줬을까 생각해 봤어요. 저는 시나리오를 받으면 바로 읽고 이틀 안에 답을 줘요. 오래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것보다, 그게 더 정확하게 내 뜻이 전달될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생각 외로 빨리 나한테 반응이 오니까, (강하게) 거절하는 느낌을 준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어떤 배역이든) 늘 열려 있거든요.”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도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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