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모든 것’ 민규동 감독
‘내 아내의 모든 것’에 ‘한겨레’가 등장한 까닭은?
민규동 감독, “자전거 경품 내걸었던 보수신문 풍자 의도”
“<한겨레>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넣었다”
민규동 감독, “자전거 경품 내걸었던 보수신문 풍자 의도”
“<한겨레>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넣었다”
최근 4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면 여주인공 연정인(임수정 분)이 자전거를 경품으로 준 신문 배달원(정성화 분)과 실랑이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주인공이 집 앞에서 배달원이 가져온 신문을 쥐고 흔들며 따발총 같은 대사를 쏟아대는 그 장면에서 살짝살짝 비치는 신문 제호는 <한겨레>이다.
대부분 관객들은 그 장면은 자전거 경품을 내걸었던 보수 신문에 대한 풍자라며 <한겨레> 제호 노출은 <한겨레>를 홍보하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을 보이는 반면, 일부 관객은 “자전거를 경품으로 주며 신문 구독을 권유해 ‘자전거 일보’로까지 불렸던 것은 신문은 거대 보수 신문들인데, 왜 <한겨레>가 자전거 경품 장면에 등장하지?” 하고 궁금증을 표한다.
이에 대해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은 “영화 이미지가 지닌 심리학적 장난 같은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2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장면에서 <한겨레>를 넣은 것은) 일부 보수신문 이야기라는 건 사람들이 다 아는 상황에서, 역으로 <한겨레> 제호를 슬쩍 보여주면 묘한 아이러니가 형성되고, 순간 웃음을 자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 감독은 “나는 <한겨레> 주주이고, <한겨레>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서 “그 장면은 소비자에게 물건을 강매한 후, 무책임하게 뒷짐지는 일부 막무가내식 사업주들에 대한 비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화를 만들면서 ‘사람들(관객들) 잘 모를 텐데, 슬쩍슬쩍 지나가서 보인다면 <한겨레>가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예컨대 영화 속에 알게 모르게 몇 프레임씩 이미지를 삽입해 갈증을 유발시켰던 코카콜라의 시각적 심리 효과 같은 걸 의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 비리를 다룬 영화에서, 경찰을 부정적으로 다룬다 하더라도 노출 빈도가 많아질수록 (경찰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다는 심리학적 조사 결과가 있다”면서 “<한겨레>가 조금이라도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에 나쁜 정치인을 그리면서 그 인물의 이름을 실존하는 나쁜 정치인 실명으로 들먹이면, 그 영화가 너무 얄팍해진다. 마찬가지로, 문제됐던 신문을 직접 노출하는 순간 풍자의 에너지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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