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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예술의 황금기’ 1920년대 파리로 낭만 여행

등록 2012-07-01 17:12

시공간 초월 달콤한 로맨스에
피카소·헤밍웨이 등장 흥미
우디 앨런의 연출미도 돋보여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이자 모델 출신 카를라 브루니가 로댕미술관 해설사 역으로 출연한 건 어쩌면 당연한 듯 보인다. ‘거장’ 우디 앨런 감독의 연출작이면서, 77살 노감독이 프랑스 파리에 바치는 ‘달콤한 사랑가’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관광 안내서보다, ‘파리의 거리를 걷고 싶다’는 충동을 끌어올리는 영화다.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을 탄 <미드나잇 인 파리>(5일 개봉)는 에펠탑,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노트르담 성당, 몽마르트르 언덕, 루브르박물관, 센 강변 등 파리 명소를 구경시키며 시작한다. 파리 풍광이 박힌 엽서 같은 화면에, 파리로 여행 온 소설가 ‘길’(오언 윌슨)과 약혼녀 ‘이네즈’(레이철 맥애덤스)가 등장한다. 파리 정취를 느끼고 싶은 길과, 도시의 화려함을 즐기고 싶은 이네즈는 조금씩 뒤틀린다.

혼자 거리를 걷던 길은 밤 12시에 나타난 ‘푸조 자동차’를 엉겁결에 타고 1920년대 파리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매일 밤 12시 자신이 예술의 황금시대로 여긴 1920년대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여행을 통해, 예술인들이 사랑한 여인 ‘아드리아나’(마리옹 코티야르)와 로맨스를 펼친다.

영화는 길이 1920년대 파리에서,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화가 파블로 피카소, <위대한 개츠비>를 쓴 스콧 피츠제럴드,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등 시대를 풍미한 예술인들을 만나 감격과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들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허풍 섞인 ‘마초 남성’으로 나오는 헤밍웨이, 여러 여성들을 거치며 난해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피카소 등의 작품 밖 성격과 사생활을 그린 대목들도 흥미를 준다. 영화 <미저리>(1990) 여주인공이었던 캐시 베이츠가 헤밍웨이, 피카소와 친한 소설가 겸 평론가 거트루드 스타인 역을 맡았다. 감독은 지적 허영에 대한 조롱과, 예술인들의 특성을 살려낸 재치있는 대사들로 작품을 밝게 끌고 간다. 영화 속 예술인들이 누구인지 알아야 더 재미있을 작품이지만, 그래도 우디 앨런의 작품 중 대중성을 넉넉하게 품은 영화가 될 것 같다.

영화는 시간을 두 번 점프한다. 아드리아나와 함께 1920년대에서 19세기 말로 시간여행을 떠난 길은 그곳에서 아드리아나는 19세기를 동경하고, 19세기에서 만난 화가 고갱·드가 등은 르네상스 시대를 부러워하는 것을 엿본다. 감독은 사실 어느 시대에 있든 뒷세대가 흠모할 황홀한 낭만을 당신이 단조롭다고 여겼던 ‘지금 이곳’에서 찾을 수 있노라고 얘기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더블앤조이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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