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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소심한 요괴들과 티격태격하다 아픔도 ‘훌쩍’

등록 2012-07-08 20:14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아빠 죽음 이겨내는 소녀의 성장기
‘센과 치히로…’ 만든 제작진들 참여
개그맨 김준현·양상국 목소리 연기

작은 섬 시오지마의 해안 마을로 엄마와 함께 이사 온 11살 모모는 내성적인 소녀다. 대도시(도쿄) 출신 모모는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도 없는 새 동네가 낯설다. 겁 많은 모모는 새 친구들을 따라 안전장치도 없이 높은 다리 아래 강으로 다이빙하는 일은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다신 집에 오지 마”라는 모진 말이 마지막 대화가 돼 버린,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죄책감과 시골 생활의 무료함에 시달리던 모모 앞에 이와, 카와, 마메 세 요괴가 나타난다. 요괴들은 모모와, 모모보다 더 어린 동네 친구 우미 두 사람 눈에만 보인다. 기괴한 겉모습과는 달리 겁 많고 소심한데다 식탐만 넘치는 세 요괴와 모모는 마주칠 때마다 티격태격한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모모>)은 요괴들과 여름 한 철을 보내며 마음의 크기가 한뼘쯤 자라는 소녀의 이야기다.

소녀가 자연의 정령이라든지 현실 바깥의 또다른 신비의 세계와 조우해 한바탕 모험을 겪고 성장하는 판타지 드라마는 그간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익히 봐온 이야기다.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부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시간을 달리는 소녀>까지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야자키 하야오 사단이 배경을 바꿔가며 꾸준히 변주해온 구성이기도 하다. <모모> 역시 아빠의 죽음이라는 시련을 맞은 소녀가 신비로운 존재와의 유쾌한 어울림을 통해서 상처를 극복하는 성장담이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은 아니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원령공주>, <마녀 배달부 키키> 등을 함께 만든 창작자들이 참여해 깨끗한 자연과 귀여운 캐릭터를 한번 더 살려냈다. 음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린 <인랑>의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은 두번째 연출작 <모모>에선 전작과는 전혀 딴판인 밝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적한 시골의 풍경처럼 애니메이션의 전반적인 정서는 차분하지만, 모모와 요괴들이 멧돼지와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과 태풍을 뚫고 의사를 부르러 가는 모모를 위해 수많은 정령들이 바람막이 터널을 만드는 장면 등은 액션영화 못지않게 긴박한 속도감을 전한다. 한국어 더빙판에선 개그맨 김준현, 양상국, 안윤상이 각기 실제 외모와 비슷한 세 요괴 캐릭터의 목소리를 연기한다.

세 요괴의 정체는 뒤늦게 밝혀진다.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후다닥 하늘로 올라가는 건 아니”기에 아직 모모와 엄마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아빠가 보낸 수호신들이다. ‘모모에게’라는 글자 외엔 텅 빈, 생전의 아빠가 쓰다 만 편지는 “많이 힘들었지? 엄마를 잘 부탁한다. 항상 지켜보고 있단다”란 다정한 당부로 채워져 새로이 모모에게 도착한다. 수호신들은 임무를 완수하고 모모 곁을 떠난다. 모모는 마침내 다이빙에 성공한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타임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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