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봉하는 영화 ‘도둑들’
마카오 다이아몬드 둘러싼
개성 만점 캐릭터들의 향연
쫀쫀한 이야기 흡인력 강력
홍콩누아르 닮은 액션 호쾌
마카오 다이아몬드 둘러싼
개성 만점 캐릭터들의 향연
쫀쫀한 이야기 흡인력 강력
홍콩누아르 닮은 액션 호쾌
이야기는 촘촘하고 액션은 시원하다. 한 명만 데려와도 영화 한 편은 거뜬히 찍을 주연급 배우 10명을 한데 모아 놓았는데, 배우들은 누구 하나 욕심 부리지 않고 각자가 맡은 캐릭터를 충실하게 그려낸다.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의 최동훈 감독이 2009년 <전우치>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제작비 140억원의 범죄액션 영화 <도둑들>(25일 개봉)은 화려한 캐스팅과 거액 제작비로 일찌감치 화제에 올랐다. <도둑들>은 이런 물량공세로만 기억될 영화는 아니다. 흥미로운 시나리오와 개성 있는 캐릭터는 상영시간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강렬한 액션까지 더해져, 범죄액션 장르에서 관객이 기대하는 요소들을 두루 갖춘 오락영화다.
■ 목표는 ‘태양의 눈물’ 리더 ‘뽀빠이’(이정재), 줄타기 전문 ‘예니콜’(전지현), 연기파 ‘씹던껌’(김해숙), 막내 ‘잠파노’(김수현)는 한 팀으로 활동하는 도둑들이다. 여기에 막 출소한 금고털이 ‘팹시’(김혜수)가 합류한다. 도둑들은 뽀빠이의 옛 동료이자 ‘전설의 도둑’으로 불리는 마카오박(김윤석)의 제안을 듣고 홍콩으로 떠난다. 마카오 카지노에 있는 3000만달러짜리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게 목표다. 홍콩에서 첸(런다화), 앤드루(오달수), 줄리(이신제), 조니(증국상)와 만나 10인조 팀을 완성한 도둑들은 치밀한 작전을 세운다. 하지만 이들 사이엔 처음부터 서로를 향한 불신이 가득하다. 속내를 알 수 없는 마카오박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도둑들 간의 의심은 이야기를 마카오 카지노에서 끝나게 하지 않고 홍콩으로, 다시 부산으로 끌고가면서 영화의 폭을 넓힌다. 카지노에서 나와 부산과 홍콩을 오가면서 드라마의 층은 두터워지고 액션의 강도는 더해진다. 짜릿한 액션 장면이 중후반부에 분산돼 있는데 마카오박이 머무는 부산의 낡은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 10명의 주연, 10명의 조연 상영시간 135분에 주요 인물은 10명. 기계적으로 시간을 나누면, 1명당 13분가량을 할당받은 셈이다. ‘10명의 주연’이라지만, ‘10명의 조연’으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마카오박이 영화의 중심을 잡고 팹시와 뽀빠이와 함께 드라마의 중요한 축을 만들어가지만 나머지 캐릭터들도 각자의 몫을 다한다. 특히 전지현이 눈길을 끈다. 30층짜리 마카오 호텔의 외벽을 줄에 의지해 성큼성큼 올라가는가 하면 거친 욕설을 자연스럽게 내뱉는 그는 <엽기적인 그녀> 이후 최적의 캐릭터를 찾은 듯한 모습이다. 이정재도 뼛속 깊이 비열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양아치’ 뽀빠이를 편안하게 살린다. 김윤석은 어려운 와이어 액션을 선보이고 연기 베테랑 김혜수와 김해숙, 오달수는 각자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면서 움직인다. 이번이 첫 영화인 김수현도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인상적으로 등장한다.
■ 세련된 때깔로 살린 홍콩영화의 향수! 범죄를 도모하고 실행하는 ‘케이퍼 무비’란 구성에 화려한 출연진까지, 애초 <도둑들>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 <오션스 일레븐>에 비교되곤 했지만 질감은 다르다. 영화는 1980~90년대 홍콩 누아르의 정취를 풍긴다. ‘한 알당 2달러’라는 총알들이 난무하는 총격 장면과 허름한 건물 안과 밖에서 펼치는 활극은 오우삼과 서극의 영화에 대한 향수를 가진 관객이라면 열광할 만하다. 마카오박과 팹시, 첸과 씹던껌 등 순정파 인물들의 모습도 옛날 홍콩 영화가 전해주던 신파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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