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시 김명민
개봉 11일만에 300만 돌파 흥행
3~4년 전부터 청소년사이 유행
기생충 공포 괴담 호기심 자극
재난 그린 가족애에 성인도 공감
주말 관객수 ‘스파이더맨’의 2배 요즘 영화계에선 “아니, <연가시>가 왜 흥행을?”이라며 놀라워하고 있다. 제작진조차 “연가시가 거미인간(스파이더맨)까지 잡다니… 기대 이상이라 놀랐다”는 반응이다. 5일 개봉한 <연가시>(감독 박정우)가 상영 11일 만인 15일까지 322만9600명을 모았다. 올해 한국영화 중 최단기간 300만명 돌파다. 개봉일부터 ‘1일 관객수’에서 미국 할리우드 오락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누적관객 439만명)을 제치고 줄곧 1위다. 14~15일 주말엔 <스파이더맨>(56만명)의 두 배 가까운 93만명이 <연가시>를 봤다. <연가시>는 사람 몸에 기생하다가 산란기가 되면 사람의 뇌를 조종해 물에 빠져들어 죽게 만드는 변종 기생충 ‘연가시’를 소재로 삼았다. 영화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인색했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과 영화 소재가 관객들의 관심을 끌지만, 감염된 사람들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절규하는 등 영화가 너무 부산스러우며, 가족애를 다룬 부분은 (감정 과다로) 신파적인 느낌도 준다”며 “다국적기업·제약회사의 음모에 대한 비판의 힘도 떨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영화 제작자들 사이에선 씨제이이앤앰(CJ E&M)이 투자·배급하는 <연가시>의 만듦새를 본 뒤, “올 초 <댄싱퀸> 이후 흥행작을 내지 못한 씨제이가 ‘멘붕’(멘탈붕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연가시>는 영화계에서 “기현상”이란 말이 나올 만큼 흥행하고 있다. 우선 ‘기생충 공포’란 소재가 호기심을 자극했고, 특히 기말고사를 끝낸 청소년층이 이 소재에 관심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2~3년 전부터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곤충 ‘꼽등이’를 죽이면, 그 안에서 살던 연가시가 나와 사람 몸 속으로 파고들어가 사망에 이르게 하는 ‘꼽등이 괴담’이 퍼졌는데, 이 영화가 그 연가시 공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개봉 전에 인터넷 만화로 <연가시>를 소개해 청소년 호응을 이끌어냈다.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 쪽은 “10대 관객층의 예매율이 <스파이더맨>은 3%인 반면 <연가시>는 5%가 넘는다. 5% 이상이면 극장에서 교복관객을 확실히 인식할 정도의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영화가 아내(문정희)와 두 자녀를 살리기 위한 아버지(김명민)의 사투를 담고 있어 성인 관객층을 움직였고, 한국적 재난영화에 대한 관객층의 수요를 다시 분출시켰다는 평도 있다. 이창현 씨제이 영화부문 부장은 “고단한 시대를 사는 관객들이 가족애에 공감하면서 타깃층이 가족 단위로 확대된 것 같다”고 짚었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괴물>, <해운대>가 흥행했듯이 관객들이 재난영화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은데, <연가시>도 그런 관심의 반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극장 대진운’이 좋았기 때문이란 의견이 많다. <내 아내의 모든 것>, <후궁>은 종영 수순을 밟고 있고, 다른 한국영화들이 할리우드 대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19일 개봉), 한국영화 기대작 <도둑들>(25일 개봉)을 피해 8월로 개봉을 미뤘기 때문이다. <연가시>는 8월 중순 개봉하려다가 오히려 시기를 앞당겨 한국영화 경쟁작이 없는 틈새를 파고든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홍보사 관계자는 “한국영화가 별로 없는 ‘무주공산’ 극장가에 연가시가 관객을 붙잡는 현상이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총제작비 50억원 남짓 들어간 <연가시>의 손익분기점은 180만명이다. 씨제이 쪽은 “개봉 1주차보다 2주차 주말에 관객이 7% 더 증가했다”며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개봉해도 1·2등 각축을 벌이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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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관객수 ‘스파이더맨’의 2배 요즘 영화계에선 “아니, <연가시>가 왜 흥행을?”이라며 놀라워하고 있다. 제작진조차 “연가시가 거미인간(스파이더맨)까지 잡다니… 기대 이상이라 놀랐다”는 반응이다. 5일 개봉한 <연가시>(감독 박정우)가 상영 11일 만인 15일까지 322만9600명을 모았다. 올해 한국영화 중 최단기간 300만명 돌파다. 개봉일부터 ‘1일 관객수’에서 미국 할리우드 오락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누적관객 439만명)을 제치고 줄곧 1위다. 14~15일 주말엔 <스파이더맨>(56만명)의 두 배 가까운 93만명이 <연가시>를 봤다. <연가시>는 사람 몸에 기생하다가 산란기가 되면 사람의 뇌를 조종해 물에 빠져들어 죽게 만드는 변종 기생충 ‘연가시’를 소재로 삼았다. 영화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인색했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과 영화 소재가 관객들의 관심을 끌지만, 감염된 사람들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절규하는 등 영화가 너무 부산스러우며, 가족애를 다룬 부분은 (감정 과다로) 신파적인 느낌도 준다”며 “다국적기업·제약회사의 음모에 대한 비판의 힘도 떨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영화 제작자들 사이에선 씨제이이앤앰(CJ E&M)이 투자·배급하는 <연가시>의 만듦새를 본 뒤, “올 초 <댄싱퀸> 이후 흥행작을 내지 못한 씨제이가 ‘멘붕’(멘탈붕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연가시>는 영화계에서 “기현상”이란 말이 나올 만큼 흥행하고 있다. 우선 ‘기생충 공포’란 소재가 호기심을 자극했고, 특히 기말고사를 끝낸 청소년층이 이 소재에 관심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2~3년 전부터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곤충 ‘꼽등이’를 죽이면, 그 안에서 살던 연가시가 나와 사람 몸 속으로 파고들어가 사망에 이르게 하는 ‘꼽등이 괴담’이 퍼졌는데, 이 영화가 그 연가시 공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개봉 전에 인터넷 만화로 <연가시>를 소개해 청소년 호응을 이끌어냈다.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 쪽은 “10대 관객층의 예매율이 <스파이더맨>은 3%인 반면 <연가시>는 5%가 넘는다. 5% 이상이면 극장에서 교복관객을 확실히 인식할 정도의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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