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 라이즈
19일 개봉 <다크 나이트 라이즈>
새 악당 베인은 ‘그냥 힘센 나쁜놈’
하층민은 악당, 부자는 영웅
선택받은 부르주아 영웅 이야기로 시리즈 마무리
아이맥스 촬영으로 생생한 액션 화면
새 악당 베인은 ‘그냥 힘센 나쁜놈’
하층민은 악당, 부자는 영웅
선택받은 부르주아 영웅 이야기로 시리즈 마무리
아이맥스 촬영으로 생생한 액션 화면
가상의 도시 고담시를 배경으로 삼아 백만장자 고아 영웅의 성장 액션 영화(<배트맨 비긴즈>, 2005)로 출발해 선과 악의 경계, 정의의 딜레마에 대해 묵직한 질문(<다크 나이트>, 2008)을 던졌던 ‘할리우드 거장’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가 <다크 나이트 라이즈>(19일 개봉)로 마무리를 짓는다.
영화는 새로운 악당 베인(톰 하디)이 핵물리학자 파벨 박사를 납치하면서 시작된다. 조커와의 대결을 끝으로 배트맨(크리스천 베일)이 자취를 감춘 지 8년이 지난 시점이다. 사람들은 전편에서 악당이 돼 버렸던 하비 덴트의 정체를 모른 채 고담시의 영웅으로 그를 추모한다. 그의 이름을 딴 ‘범죄방지 덴트법’ 덕분에 고담시의 범죄는 수그러든 것처럼 보인다. 한편 영웅의 삶 대신 은둔자 브루스 웨인으로서의 삶을 택해 살고 있던 배트맨은 새 악당 베인의 등장으로 위기에 빠진 고담시를 구하기 위해 배트맨 옷을 다시 입게 된다. 그는 고든 경찰청장(게리 올드먼), 블레이크 형사(조지프 고든 래빗), 캣우먼(앤 해서웨이)의 도움을 받아 베인 일당에 맞선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제목처럼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 영웅 배트맨(혹은 브루스 웨인)이었음을 확실히 상기시킨다. 전편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은 매력적인 악역들의 활약에 주인공 영웅으로서 존재감에 다소 상처를 입은 것처럼 보였다. 조커가 절대악의 상징으로 나타나 선악의 경계를 탐구하고, 하비 덴트가 정의감 넘치는 선인에서 상처 입은 악인으로 변모하는 동안 배트맨은 그들에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쳤다.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이기적인 대중들의 오해 속에 결국 스스로를 유폐시킨 그를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다시 영웅의 자리로 호출한다. 배트맨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치기가 아닌, “죽음이 두려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용기를 습득해 고담시의 마지막 수호자가 된다.
영화는 이 시리즈가 ‘선택받은 부르주아 영웅’의 이야기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악당(베인)은 하층민 출신으로 보이며, 고담시에서 악당의 동조자들 대부분은 노동자의 모습이다. 악당의 무리를 따르는 세력은 혁명 군중을 연상시킨다. 이들에 맞서 재력과 체력, 고뇌하는 능력까지 갖춘 브루스 웨인(배트맨)이 고담시를 구하면서 소수의 영웅이 무지몽매한 군중들로 가득 찬 세상을 구한다는 세계관을 다시금 되풀이해 드러낸다.
개봉 전 해외에서 받았다는 찬사만큼의 감동을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그냥 힘센 나쁜 놈’으로 그려지는 악당 베인 캐릭터는 전편에서 고통을 유희하며 철학자 행세를 하던 독특한 매력의 조커와 비교하면 밋밋한 편이다. 악당들 나름의 사연이 점차 드러나긴 하지만, 그리 큰 충격이나 공감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한다.
액션의 강도는 전편보다 훨씬 강력하다. 베인이 비행기를 공중 납치하는 첫 장면부터 관객을 압도한다. 첫 장면을 포함해 대부분의 액션 장면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해 더욱 생생한 화면을 만들어냈다. 혁명 군중을 연상시키는 후반부 대결 장면의 에너지도 대단하다. 영화에 힘을 싣기 위해 화면과 음향에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다만 164분이란 긴 상영 시간 동안 여러 차례 고강도 액션이 반복되다 보니, 시청각적인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전편을 복습하는 게 좋다. <다크 나이트>를 알아야 영화 초중반 브루스 웨인이 은둔 생활을 하는 이유와 그의 고뇌를 이해할 수 있다. 후반부의 내용은 1편인 <배트맨 비긴즈>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마지막 장면에선 놀런 감독의 또다른 영화 <인셉션>이 떠오를 수도 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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