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흥행 ‘다크나이트…’ 감독 작품의 매력
오락 즐거움에 인문학 깊이 접목
‘인셉션’ 등 상처 안은 주인공 특징
심리 파고들며 풍부한 해석 남겨
크리스천 베일 등 ‘사단’ 단골출연
오락 즐거움에 인문학 깊이 접목
‘인셉션’ 등 상처 안은 주인공 특징
심리 파고들며 풍부한 해석 남겨
크리스천 베일 등 ‘사단’ 단골출연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 3부작 시리즈를 마무리짓는 완결편이지만, 정작 관객이 기다린 건 영웅 배트맨이 아니라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이었다. 2편인 <다크 나이트>(2008)에서 ‘지적인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보인 뒤 <인셉션>(2010)으로 다양한 해석과 논쟁을 빚어낸 감독에 대한 기대감은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영국 출신인 놀런 감독은 배트맨 시리즈에서 주인공 박쥐인간(배트맨)을 미국 할리우드의 그 어떤 영웅보다 복잡하고 고뇌하는 햄릿의 모습처럼 그려냈다.
19일 개봉한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29일까지 400만 관객을 돌파(420여만명)했다. 25일 개봉한 <도둑들>에 일일 관객수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41살의 놀런 감독은 한국에서도 이름만으로 수백만 관객을 동원하는 브랜드가 됐다.
■ 국내에도 ‘놀런 팬덤’ 놀런의 팬들은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퍼날랐다.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의 남윤숙 이사는 “<다크 나이트>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 사이에 관객을 만난 <인셉션>이 중요한 계기였다”고 말한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도 “<다크 나이트>에서 놀런 마니아가 생기기 시작했지만, 당시엔 조커 역을 한 배우 히스 레저의 몫이 컸던 게 사실”이라며 “놀런이라는 작가주의 블록버스터 감독에 대한 믿음을 확실히 다진 영화는 <인셉션>이며 그 뒤 일종의 종교적 그룹에 가까운 마니아층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놀런은 2000년 29살에 두번째 장편영화 <메멘토>로 천재 소리를 들으며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10분 단위로 기억이 소멸되는 초단기 기억상실증 환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빈틈없이 퍼즐 조각을 맞추듯 이야기를 직조해 주목받았다. 그 뒤 <인썸니아>(2002), <프레스티지>(2006) 같은 완성도 높은 스릴러물을 만들었고, 2005년 <배트맨 비긴즈>로 배트맨 시리즈와 처음 만났다.
■ 작가주의 블록버스터 놀런의 영화는 블록버스터 오락영화의 스케일에 인문학적인 깊이를 갖췄다. 바로 이런 특성이 단순 볼거리보다 ‘이야기’와 ‘해석거리’를 좋아하는 한국 관객의 성향과 맞아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메멘토>부터 <다크 나이트 라이즈>까지 놀런 영화의 인물들은 과거 상처와 잘못 때문에 괴로워한다. <메멘토>에서 레너드(가이 피어스)는 아내가 강간·살해 당한 사건을 추적하다 자신의 잘못과 맞닥뜨리고, <인썸니아>에선 살인자를 쫓다가 실수로 동료를 죽인 도머(알 파치노)의 고뇌가 도드라진다. <인셉션>의 코브(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끝까지 아내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에 시달린다.
기억은 조작될 수 있고 불확실한 것이라는 놀런의 ‘단골 주제’도 그의 영화에 깊이를 더하는 장치가 된다. 놀런의 인물들은 대부분 자신의 잘못이 실수인지 고의인지, 따지고 고민한다. ‘기억의 조작 가능성’에 대한 질문은 꿈과 기억을 심어 놓고 조작할 수 있다는 설정의 <인셉션>에서 극대화됐다.
종전 다른 감독들의 작품에서 단순한 영웅에 그쳤던 배트맨은 놀런을 통해 상처 입고 고뇌하는 입체적인 인간으로 탈바꿈했다. 그는 인간의 심리를 집요하리만큼 파고든다.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원작 만화에 암시는 돼 있지만 부각되진 않았던, 아버지 죽음이란 상처를 놀런은 주요 테마로 풀어낸다. 강유정 평론가는 “놀런 감독은 영웅 이야기의 원형을 트라우마에서 찾아낸다는 점에서 영화계의 프로이트”라고 평하기도 했다.
■ 놀런 사단 총출동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는 ‘놀런 사단’이라고 부를 만한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세 편의 시리즈와 감독의 또다른 영화 <프레스티지>에도 출연했던 크리스천 베일과 마이클 케인을 비롯해 게리 올드먼, 모건 프리먼 등이다. <인셉션>으로 감독과 처음 만난 조지프 고든레빗, 마리옹 코티야르, 톰 하디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다시 출연했다. 영화 후반부에 잠깐 모습을 비친 킬리언 머피 역시 배트맨 시리즈와 <인셉션>에 모두 출연했다. 가족들도 이 사단의 구성원이다. 아내 에마 토머스는 놀런의 모든 영화에 제작자로 참여했고 동생 조너선 놀런은 <다크 나이트>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각본을 썼다.
박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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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작품 <다크 나이트> 시리즈와 <인셉션>.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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