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음악 함께 즐겨요, 청풍호반에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원스>의 마르케타 이르글로바, 개막작인 <서칭 포 슈가맨>의 시스토 로드리게스, 이주노동자 밴드를 주인공으로 한 <우리가 원하는 것>, 인도 빈민가 합창단을 다룬 <사운드 오브 뭄바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사무국 제공

9~15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서칭 포 슈가맨’ 등 100여편 상영
들국화·박재범 등 50여팀 공연도

버스터 키턴의 무성영화가 신나는 라이브 연주를 입고 호숫가 야외극장에서 되살아난다. 오는 9~15일 충북 제천에서 열리는 제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다. 1주일 동안 27개국 100여 편의 음악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또다른 한켠에선 50여개 팀의 각양각색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도 음악 공연 출연진이 화려하다. 들국화, 다이나믹 듀오, 박재범, 이적, 문샤이너스, 짙은 등 다양한 색깔의 가수들이 공연한다. 2007년 <원스>의 여주인공으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처음 얼굴을 알렸고, 지난해엔 <스웰 시즌>으로 한 번 더 소개됐던 가수 겸 배우 마르케타 이르글로바도 제천에 온다. <원스>에서 만나 <스웰 시즌>에서 헤어진 파트너 글렌 한사드 없이 혼자서는 처음 하는 내한 공연이다.

개막작은 1970년대 미국 포크록 음악 가수 시스토 로드리게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서칭 포 슈가맨>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포크록을 선보였던 그는 두 장의 앨범을 내고 홀연히 종적을 감췄다. 반체제적인 내용을 담은 그의 음악은 극심한 인종분리정책이 시행되던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으로 흘러가 사랑을 받는다. 영화는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로드리게스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산다는 소식을 들은 뒤, 남아공의 음악평론가와 중고음반가게 주인이 그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담았다.

인도 빈민가의 아이들이 클래식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사운드 오브 뮤직’ 합창을 연습하는 과정을 담은 <사운드 오브 뭄바이>에는 가난을 위로하는 음악의 힘이 담겨 있고, 엘피(LP) 음반을 모으기 위해 세계를 누비는 마니아들의 모습을 담은 <엘피 매니아>에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향수가 묻어난다.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미국에서 3주일 동안 벌인 19번의 단독 공연을 담은 다큐멘터리 <반드시 크게 들을 것 2>, 우리 정부의 단속에 위기를 맞는 다국적 이주노동자 밴드 ‘스탑 크랙 다운’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우리가 원하는 것>, 국도변의 텅 빈 휴게소를 운영하는 여자와 남미에서 온 밴드의 만남을 그린 <엘 꼰도르 빠사> 등 한국 음악영화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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