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이 창간 초기부터 5년동안 연재해왔던 <내 인생의 영화>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여기에 기고했던 총 238명의 필자 가운데 50명을 추려 50편의 글과 영화를 엮었다. 영화인 가운데는 박찬욱, 김지운, 류승완 감독 등 감독들이 주로 기고했고 그 밖에 대중음악평론가 강헌, 방송드라마 작가 노희경, 만화가 이두호, 아나운서 손석희씨 등도 필자로 참여했다. 영화감독들의 글은 타인의 영화를 통해 자신의 지향점이나 정서적 공감대를 드러낸다는 점에 흥미롭다. 류승완 감독은 어린 시절 온 정신을 빼앗겼던 청룽 영화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고, 최근 <달콤한 인생>에서 현대적인 누아르 스타일을 선보였던 김지운 감독은 존 카사베츠 감독의 세련된 갱스터 영화 <글로리아>를 꼽았다. 여주인공이 ‘대낮에 두번 강간당하고’ ‘누가 재단사 아니랄까봐 두번째 사내를 다리미를 때려죽이더니, 잘 토막내 냉장고에 쟁여 두었다가 잠 안 오는 밤이면 한덩이씩 들고 나가 뉴욕 곳곳에 불법투기’하는 내용을 담은 <복수의 립스틱>은 누가 뽑은 내 인생의 영화일까? 딩동댕! 최근 복수 시리즈를 마무리한 박찬욱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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