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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이웃사람’ 김새론 “이번에도 내 영화 못봐요”

등록 2012-08-19 20:03수정 2012-08-19 21:34

‘이웃사람’ 주연 김새론양
‘이웃사람’ 주연 김새론양
‘이웃사람’ 주연 김새론양
살해되는 여중생과 동갑내기 역
출연작들 모두 청소년관람 불가
시사회 동안 극장주변서 서성여
“작품 직접 선택…연기학원 몰라요
배역을 ‘나’라고 생각하며 빠져요”
영화 <이웃사람>(23일 개봉) 시사회가 있던 지난 14일, 주연 배우 김새론(12)양은 정작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열두살 주인공은 청소년관람불가인 영화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2시간가량, 혼자 극장 주변을 서성이다가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극장에 들어가 언론간담회 자리에 앉았다.

시사회 직후 서울 자양동 한 카페에서 김새론양을 만났다. 2009년 첫 영화 <여행자>로 데뷔한 뒤 매해 한 편씩 찍은 세 편의 영화 <아저씨>, <나는 아빠다>, <이웃사람>이 모두 청소년관람불가다. 배우는 자기 영화를 아직 본 적이 없다. 궁금하진 않을까? “음, 많이 궁금하진 않아요”란 대답이 돌아온다. 사실은, “화면에 제가 나오는 걸 보면 쑥스러워요”라며 웃는다. 블루베리 스무디가 담긴 차가운 유리잔을 만지는 작은 손엔 분홍색과 하얀색 매니큐어가 차례로 번갈아 발라져 있다. “이런 거 좋아해요. 촬영 가다가, 아빠랑 같이 가요.”

화면 속 자신이 낯설다는 어린 배우지만, 새론양은 출연작을 스스로 선택한다.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어보고 재미있는 부분을 찾아낸다.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웃사람>에서는 연쇄살인마인 이웃 남자에게 희생당하는 여중생 여선과 여선을 꼭 닮은 동갑내기 수연을 1인 2역으로 연기한다. “1인 2역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흥미를 느껴 출연을 결정했는데, 연기가 쉽지는 않았단다. “한 번에 두 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어려웠어요.”

‘이웃사람’ 주연 김새론양
‘이웃사람’ 주연 김새론양
김윤진과 장영남이 각각 여선과 수연의 엄마로, 살인마 역엔 김성균이 출연한다. 영화는 스릴러적인 소재와, 엄마와 죽은 딸이 나누는 슬픈 모정을 버무린다. 특히 여선과 엄마의 모습이 애틋하게 그려진다. 영화를 촬영하기 전 웹툰 <이웃사람>을 미리 봤다는 새론양은 “여선이란 한 소녀의 이야기가 슬펐다”고 한다. 여선의 감정을 이해하는 게 어렵진 않았을까? “그 배역이 됐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제 친엄마가 아니라 김윤진 엄마가 진짜 엄마가 되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여선이 내성적인 아이인 데 반해 수연은 쾌활하다. 영화 바깥 새론양은 수연과 닮았다. 수업 시간엔 몸이 근질거려 가만히 앉아 있질 못하고 꼼지락거린단다. ‘미니홈피’를 열심히 관리하면서, 전학을 오면서 멀어진 친구들과 소식을 주고받는다. “제 실제 성격은 수연이랑 비슷한데요, 그동안 여선이 같은 연기를 자주 해서 그런지 연기할 땐 여선이가 편하기도 했어요.”

그의 말처럼 그는 시작부터 조금은 어두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칸 영화제에 초청됐던 첫 영화 <여행자>에서 새론양은 아빠(설경구) 손에 이끌려 고아원에 들어온 뒤 프랑스로 입양되는 진희를 연기했다. “연기 학원에 다닌 적 없고, 혼자서 연습한” 9살 배우의 유난히 까만 눈동자는 깊고 고요했다. 프랑스에 도착해 뒤를 물끄러미 돌아보는 마지막 장면, 말없는 그의 표정은 수많은 말보다 강한 여운을 남겼다. 새 배우의 발견이었다.

“<여행자>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첫 영화이기도 했고, (배우로서) 어떤 계기였던 것 같아요.” 당시 아빠로 출연한 설경구가 유명한 배우인지 촬영이 끝날 때쯤에야 알았다고 한다. “처음엔 몰랐죠. 마지막 재촬영 때 놀러 오셨는데 그때는 아니까, 조금 피했다고 해야 하나? 거리를 두고 그랬는데, 2분 만에 다시 친해졌어요. 헤헤.”

지금도 ‘설경구 아빠’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다. “저는 그때 겨우 데뷔하고, 스쳐가는 아이였을 뿐일 텐데도 잘 챙겨주시고, ‘배우 생활이 힘들 것’이라는 말씀이랑 좋은 이야기들도 해주셨고요. 제 연기를 더 좋게 만들어주셨어요.”

다른 어떤 일보다 “연기가 재미있다”는 새론양이지만 배우로서의 인터뷰는 아직 어렵단다. 그러면서도 “세상에서 쉬운 직업은 없는 것 같아요. 그죠? 그죠?”라고 되물으면서, “배우만 힘든 게 아니고, 모든 일이 힘든 거니까”라며 ‘배우의 숙명’을 받아들인다. 4살 때 “가족들이랑 공원에 놀러 가서 동생이 제 가방을 분수에 떨어뜨려서 깜짝 놀란 기억”이 또렷하고, “연기를 해 보고 싶었던” 5살 때의 마음을 말할 땐 눈에 총기가 가득하다.

포털사이트 프로필에 나오는 146㎝는 2년 전 10살 때 키다. “지금은 거의 155? 아마 153쯤 됐을걸요? 155 다 돼가요.” 12살, “연기가 제일 좋다”는 배우는 ‘설경구 아빠’의 조언과 ‘원빈 아저씨’의 보호와 ‘김윤진 엄마’의 사랑을 먹고 155㎝를 향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글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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