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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박근혜, 두개의 문 보지않아 아쉬워”

등록 2012-08-21 15:36수정 2012-08-21 20:16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 씨네21 제공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 씨네21 제공
“관객 7만명씩이나…하지만 7만명밖에…”
다큐 ‘두개의 문’ 배급 김일권 대표
독립영화 풀뿌리 확인했지만
배급시스템 한계도 고스란히
예술영화 상영 국가지원 절실
박근혜 후보 보지않아 아쉬워

“2만~3만명이 목표였죠.”

하지만 개봉 2개월째인 21일까지 6만8600여명을 모았다. “정치·사회적 소재의 다큐를 7만명이 본 것은 대단한 일”이란 그의 말처럼, 전국 16개관에서 개봉한 독립 다큐멘터리 한편이 거둔 이 수치는 1000개관 이상 상영된 상업영화 <도둑들>이 1000만명을 넘긴 흥행력과 비견된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만난 ‘시네마달’의 김일권(44) 대표는 용산참사를 다룬 <두개의 문>을 홍보·배급했다. 그는 독립 다큐 제작·배급만 15년째 해왔다. 개봉비용을 후원하는 834명의 배급위원단을 꾸리고, 관객들의 극장 단체 대관을 유도하는 ‘극장을 점령하라’는 관람운동을 주도했다.

김 대표는 “국가 경제와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위해 누군가는 희생되어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묵인하고 국가폭력에 관용을 베푼 우리의 마음 속 죄책감을 건드리고 국가의 역할을 생각하게 한 작품”이라며 “무덤 속에 묻힌 용산·철거민의 문제를 현안으로 끄집어낸 영화였다”고 말했다. “독립 다큐의 사회적 역할을 극명하게 보여준 작품”이었단 것이다. 개봉 이후 민주통합당은 구속 수감 중인 용산참사 철거민의 석방 촉구를 당론으로 정했고, 참사가 일어난 용산엔 시민들이 켠 ‘연대의 촛불’이 타오르는 등 반향이 컸다. 그는 “독립영화관이 아닌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이 영화가 상영될 때, 관객들이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가는데도 먹먹해서인지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봤을 때 감동적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7만명이란 수치는 독립영화가 이정도의 관객층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특히 민간독립영화전용관인 서울 인디스페이스에서만 이 영화를 1만1000여명이 봤는데, 독립영화 전문 극장의 존재가치를 확인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개의 문
두개의 문

그런 의미에서 김 대표는 ‘7만명씩이나’란 성과와 함께 ‘7만명밖에’보지 못한 점도 말하고 싶어했다. “언론과 트위터에서 그렇게 화제가 됐는데도 7만명만 봤다는 것은 독립영화들의 배급시스템 한계를 확인시켜준 것”이란 얘기다.

“전국에 독립영화전용관은 4개,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같이 트는 극장은 25개여관 정도죠. 그러다보니 독립·예술영화관이 없는 제주·창원·수원·평택·오산·천안 등에서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극장을 대관해 이 영화를 봤어요. 관객 수요가 있는데 독립·예술영화관의 공급이 적은 거죠. 최소한 주요 도시 거점에 독립·예술영화관을 설립, 확대해야 합니다.”

그는 “영화계 풀뿌리인 독립영화를 위해 독립·예술영화관 확대를 국가가 정책으로 받아안아야 한다”고 했다.

씨지브이, 롯데시네마 등 대기업 계열 복합상영관들이 독립영화에 상영의 기회를 좀더 열어주기를 기대했다. 그는“수익을 생각해야 하는 그들의 입장도 이해한다”면서도 “<두개의 문>처럼 좌석점유율이 좋은 독립영화들을 복합상영관에서도 상영하는 유연함을 보여줘야 하는데, 독립영화의 상영을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독립영화의 상영기회를 전국 30개관도 되지 않는 독립·예술영화관에 묶어놓고, ‘너희는 거기서 놀아라’라고 몰아넣는 구조예요. 너무 작은 그 생태계의 공간에서 독립영화들이 몰려있는 거죠. 결국 국가가 나서 스크린 독과점 문제 등을 풀어야 합니다.”

그는 보통 2~3년 촬영하는 독립다큐가 제작비를 회수하려면 “최소 관객 5만명은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려면 “주요 도시에 하루 2~3회차 안정적으로 상영해주는 독립영화관이 7~8개관이 있고, 적어도 전국 40~50개관에서 상영되는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개의 문>도 10만명까지 본다면, 극장에 돈을 떼어주고 제작·배급사에 3억여원이 들어오는데 여기에서도 홍보·마케팅비 3000~4000만원, 1억원 이상되는 제작비와 인건비 등을 빼야 순익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두개의 문>이 관객 10만명에 이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9월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압박하는 상징적인 수치”를 위해서다. 그는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이 영화를 봤지만, 아직 박근혜 새누리랑 대선 후보는 보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씨네2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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