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애니메이션 들고온 연상호 감독
단편인데 국제영화제서 관심 커
“폭력에 뒤틀린 인간관계 그렸다”
단편인데 국제영화제서 관심 커
“폭력에 뒤틀린 인간관계 그렸다”
“계산이 잘 안되어서. 한번 세어볼게요.”
연상호(34·사진) 감독은 스마트폰에 저장된 외국영화제 초청 메일들을 다시 훑었다. “스물여섯 곳 정도 영화제에 초청받았네요.” 지난해 11월 개봉한 그의 작품 <돼지의 왕>은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으론 처음으로 지난 5월 프랑스 칸국제영화제(감독주간 부문)에 초대받았고, 프랑스 안시애니메이션영화제와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영화제, 캐나다 몬트리올판타지아영화제 등에 출품됐다. 지난 7월 뉴욕아시아영화제 때는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가 학교폭력을 다룬 그의 영화를 상세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22일 서울 시내 카페에서 만난 그는 “<돼지의 왕>이 오스트레일리아·영국 쪽에 판매됐고, 미국과도 곧 계약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의 작품으로 달라진 그의 위상은 29분짜리 신작 애니메이션에 쏠리는 국제영화제들의 관심에서도 확인된다. “(초청작을 선정하는)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이번 영화가 단편인데도 보겠다며 온다는군요.”
22일 개막한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에 그의 신작 <창>(위 사진)이 소개된다. 26일 저녁 8시 압구정 씨지브이에서 상영된다.
<창>은 군대 폭력을 담았다. 정철민 병장은 대대장도 인정하는 리더십을 갖춘 분대장이다. 그의 밑으로 어리바리한 홍영수 이병이 들어온다. 잔꾀를 부려 군장을 꾸린 홍 이병 때문에 얼차려를 받은 정 병장은 창문이 없는 내무실에서 그를 때리고, 홍 이병은 자살을 시도한다. 정 병장은 보름간 징벌장소인 영창에 들어가는데, 연 감독은 “정 병장은 군 복무 시절 나의 실제 모습이고, 모두 내가 겪은 실화”라고 얘기했다.
“홍영수 이병처럼 인권을 유린당하는 사람들은 어딘가 부족하거나, 뭔가 주변에 짜증을 유발하는 사람들이란 생각들이 우리 의식 안에 있는 것도 같아요. 그렇다 해도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건 폭력이란 걸 얘기하고 싶었죠.”
영화는 군 조직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처세를 하고, 인간관계가 어떻게 뒤틀리는지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는 정 병장도 계급화된 조직의 또다른 피해자가 아닌지 생각하게 만든다.
“군대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고, 개개인엔 별 관심이 없어요. 개인들이 어떤 문제와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한층 손쉽게 찾을 수 있는 (피상적인) 원인을 찾아내 기계적으로 제거하려고 하죠. 마치 내무실에 창문이 없어 구타가 일어났다며 창을 만들듯 말이죠. 조직 안의 인간 군상들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삼아 순제작비 3억9000만원의 장편 애니메이션 <사이비>를 만들고 있다. “사이비 종교가 극의 배경인데, 선한 사람(목사)이 거짓을 말하고, 못되게 생긴 사람이 진실을 말할 때 일어나는 싸움”을 보여줄 작품이다. 양익준 감독, 배우 오정세·권해효·박희본 등이 목소리 연기를 한다. 그는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이어서, <돼지의 왕>보다 영화적으로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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