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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끔찍한 현실처럼…영화도 공포 휩쓸다

등록 2012-09-03 20:34수정 2012-09-04 13:11

영화 이웃사람
영화 이웃사람
장기밀매 이야기 ‘공모자들’
연쇄살인범 다룬 ‘이웃사람’
1일 관객수 1·2위 올라 돌풍
“신문과 방송으로 보던 사건…
관객 감정이입·동요 끌어내”
“살려주세요….”

 극중 잔인무도한 남자(김성균)의 표정 앞에서 여중생(김새론)의 애원이 힘을 잃고 스러진다. 최근 전남 나주 초등생 성폭행범처럼, 영화 <이웃사람>의 연쇄살인범 남자도 피해자들의 이웃 청년이다. 영화 <공모자들>은 납치한 사람의 장기를 빼내어 몰래 파는 장기밀매 이야기다. 절망적인 삶을 사는 주인공과 그 일행은 요즘의 일부 범죄들처럼, 자신들과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을 범행대상으로 노린다.

 흉악범죄를 다룬 <공모자들>과 <이웃사람>이 ‘1일 관객수’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극장에 걸린 국내 범죄스릴러 영화가 동시에 흥행하는 건 이례적이다. <공모자들>은 개봉 5일 만인 2일까지 75만명을 모았다. <이웃사람>은 주말까지 191만명이 관람했다. 뚜렷한 외화 경쟁작이 없어 <이웃사람>은 3일 200만 돌파가 점쳐진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우선 “두 편의 범죄 스릴러까지 동반 흥행하는 것은 최근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가 관객한테서 높은 관심을 받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신문과 방송 뉴스에서 보던 사건들을 영화 영상으로 보니까 (사건에 대한) 공포 등 관객의 감정 이입과 감정 동요가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잔혹한 장면들 탓에 청소년관람불가인 <공모자들>의 경우 영화 막판 반전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이웃사람>에 대해선 강풀 만화가의 원작에 비해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두 영화가 “무섭고 슬펐다”는 반응도 많다.

 3일 서울 시내 극장에서 만난 직장인 임진희(35)씨는 <공모자들>을 본 뒤 “이런 일이 현실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공포스러웠고, 평범한 우리 주변 사람들이 이런 일을 저지른다는 것이 서글펐다”고 말했다. 주연배우 임창정은 “주인공의 행위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지만, 그 사람도 물질지배 사회가 만든 또 한명의 피해자일지 모른다”고 했다.

 
영화 공모자들
영화 공모자들
<공모자들>은 2009년 한국인 신혼부부 중 아내가 납치돼 장기가 적출된 실화를 토대로 극화했다. 김홍선 감독은 “장기밀매를 취재하며 영화보다 끔찍한 내용을 많이 접했는데, 상업영화로 표현하기 어려워 수위를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의·윤리·법률·상식에 대한 가치 판단이 흐려진 도덕불감증 시대가 잉태한 생계형 악인을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의 존엄함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웃사람>에서 주목할 점은 경찰이 아니라, 사채업자(마동석)가 주민들과 힘을 합쳐 살인범을 잡아 또다른 범죄를 막아낸다는 것이다. 관객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기관을 대신해 사채업자가 살인범을 응징할 때 묘한 통쾌함도 느낀다.

 김휘 감독은 “폭력을 일삼는 사채업자가 폭력으로 범인을 잡아내는 부조리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연쇄살인을 개인의 범죄로만 볼 것이 아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공공의 안전망이 붕괴되는 것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강력범죄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타임스토리·씨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관련 영상] 〈오동진&김영진 크랭크人〉‘이웃사람’ 김휘 감독과 마동석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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