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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음악의 힘…이·팔 청년들 ‘화합의 하모니’

등록 2012-09-05 19:51

다큐멘터리 영화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감독 파울 슈마츠니)
다큐멘터리 영화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감독 파울 슈마츠니)
다큐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적대관계 중동권 청년들 모여
음악으로 이념의 장벽 허물어
이런 오케스트라를 구성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는 것은 요르단 출신 단원의 말에서 전해진다. “이스라엘인들은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우리에게 학살을 저질렀으니까요.” 이집트에서 온 단원은 “비올라를 연주하는 이스라엘 친구와 얘기해보니, 우리 아버지들끼리 전쟁에서 적군으로 맞서 싸웠더라”고 얘기한다.

이들이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작품에서 이름을 딴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에 모였다. 이스라엘 출신 첼로 연주자, 팔레스타인 출신 피아노 연주자, 레바논 출신 바이올린 연주자 등 분쟁·테러로 적대 관계에 놓인 이스라엘·중동권의 청년들로 구성됐다. 이 오케스트라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미국 시카고 교향악단 등을 거친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70)과 팔레스타인계 석학인 에드워드 사이드(1935~2003)가 1999년에 결성했다.

바렌보임은 “똑같은 음, 똑같은 강약으로 똑같은 곡을 연주해 하나의 음악을 성취한 이상, 단원들은 더는 예전과 같은 눈으로 서로를 쳐다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벽에 갇힌 청년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통해 다른 문화·종교와의 공존을 깨닫기를 원했던 것이다.

6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사진·감독 파울 슈마츠니)의 원제는 그래서 ‘아는 것이 시작’(Knowledge is Beginning)이다.

영화는 오케스트라 결성부터 이스라엘 단원까지 포함된 그들이 유럽 각지를 돌아, 2005년 위험을 무릅쓰고 팔레스타인 수도 라말라에서 공연하며 음악으로 인류애를 전하는 순간까지 따라간다. 이 다큐멘터리는 베토벤·브람스·차이콥스키의 곡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선 음악영화다. 하지만 음악 앞에서 이념의 장벽들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변화들을 보여주는 114분짜리 혁명극이기도 하다.

땀을 흘리며 지휘하는 바렌보임의 얼굴과, “처음엔 연주가 따로 놀았다”던 단원들이 이젠 서로의 눈을 맞춰가며 교감하는 모습에서 감흥이 순간 밀려든다. 지금도 세계 공연을 다니는 그들은 영화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마지막 곡으로 연주한다.

그들의 음악은 “내 소원은 지금 (정치적) 상황이 완전히 끝나는 것”이란 팔레스타인 단원 소녀의 말처럼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분쟁의 갈등상황을 바꿔나갈 용기들을 낼 수 있는지 우리에게 묻고 있다.

송호진 기자, 사진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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