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리다와 마법의 숲’
픽사 13번째 장편…스코틀랜드 배경
‘곰으로 변한 엄마’ 구하는 모험담
픽사 13번째 장편…스코틀랜드 배경
‘곰으로 변한 엄마’ 구하는 모험담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를 만든 미국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 ‘픽사’는 지금까지 ‘공주’를 주인공으로 삼은 적이 없었다. 27일 개봉하는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픽사가 백설공주·인어공주를 그렸던 디즈니와 2006년 합병한 이후 처음으로 공주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하지만 픽사의 13번째 장편에 나오는 ‘메리다 공주’는 디즈니의 작품 속 공주처럼, 왕자의 손에 이끌려 빙그르 돌며 춤을 추지도 않으며,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에 빠지지도 않는다. 결혼하라고 떠밀며 정숙하고 규정된 삶을 강요하는 엄마한테 반기를 들고, 자신과 결혼하겠다며 구애를 펼치는 남자들 앞에서도 미간을 찌푸린 채 시큰둥하다. 메리다는 말을 타고 달리며 활 쏘기를 좋아하고, 절벽을 타고 올라가 더 넓은 세상과 마주하려는 공주다. 누구에게 의탁한 생활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개척해가는 모험을 즐기는 귀여운 캐릭터다.
영화는 스코틀랜드 왕국이 배경이다. 메리다는 엄마가 딸의 삶을 강제하려 하자, 집을 뛰쳐나와 숲속 마녀한테서 엄마의 마음을 돌리게 하는 마법의 케이크를 얻는다. 하지만 이 케이크를 먹은 엄마는 곰으로 변하고, 메리다는 ‘엄마 곰’을 죽이려는 위험과 맞서며 마법을 풀기 위해 애를 쓴다.
과녁에 꽂힌 화살을 맞혀 그 화살을 두 쪽으로 갈라지게 만드는 그림들과, 찰랑찰랑거리는 메리다의 머리카락 움직임까지 사실감 있게 표현한 픽사 애니메이션의 그림들이 매혹적이다. 하지만 말을 타고 질주하는 메리다 공주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비추던 영화는 왕비가 곰으로 변한 중·후반부터 엄마와 딸의 관계 회복으로 초점이 확 넘어간다. ‘주체적 자아’를 열망하는 공주의 모험기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이런 초점의 변화에 다소 실망할 수 있다. 마법을 푸는 실마리도 의외로 단순해 결말을 마무리짓는 힘이 떨어지는 편이다. 픽사의 작품이 그간 어른들을 위한 ‘철학적 동화’로도 평가받았기에, 이번 신작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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