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점쟁이들>
[리뷰] 영화 ‘점쟁이들’
‘시실리 2km’ 신정원 감독의 코믹호러
완성도 떠나 향토색 짙은 개성 여전 ‘한국의 버뮤다 삼각지대’라고 불리는 한 어촌 마을에 다섯 명의 점쟁이가 모인다. 이 마을의 이름은 울진리. 리더 격인 박선생(김수로)의 지휘 아래 첨단 장비로 무장한 공학박사 석현(이제훈), 귀신을 보는 초록눈의 심인(곽도원), 과거를 보는 승희(김윤혜), 미래를 보는 월광(양경모)은 울진리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들’을 파헤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이들이 귀신과 벌이는 나흘 동안의 사투를 기록하는 건 기자 찬영(강예원)의 몫이다. 어촌 마을이 감춘 비밀과 주인공들의 숨겨진 사연이 함께 드러나는 동안 영화는 점쟁이들과 귀신의 마지막 결투를 향해 달려간다. 3일 개봉한 <점쟁이들>은 <시실리 2㎞>와 <차우>의 신정원 감독이 내놓은 또 한 편의 코믹호러 영화다. 앞선 두 편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도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촘촘한 이야기와 뛰어난 완성도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반면 전작들의 코미디와 공포, 향토색이 어우러진 독특한 개성을 좋아했다면 이번에도 만족할 만하다. <점쟁이들>에선 마을 곳곳에 귀신이 출몰하고, 귀신의 장난인 양 파도가 몰아친다. 초자연적인 현상이라는, 상식의 틀을 벗어난 상황에 내던져진 인물들은 처음부터 진지하게 귀신 색출에 몰두한다. 과학으로 비과학을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인물이라든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은 없다. 주술과 부적에 익숙한, ‘정통’ 점쟁이들뿐만 아니라 공학 박사나 기자처럼 설명되지 않는 초자연현상과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인물들도 의심 없이 귀신의 존재를 받아들인다. <점쟁이들>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지는 관객이 영화 속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시치미 뚝 떼고 영화 속 초자연적 상황에 몰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영화의 코미디는 폭소보다는 실소를 자아내는 방식이다. 각기 다른 엉뚱한 면모를 가진 인물들이 이야기 흐름과 상관없이 툭툭 던지는 유머가 군데군데 심어져 있다. 깜짝 놀라게 하거나 공포감을 조성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지만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심장이 두근두근해지는 느낌을 받을 때면 이내 어이없는 웃음을 유발시키면서 긴장을 허물어뜨린다. 신기한 것은 헐거운 진행과 흐름을 끊어놓는 유머에도 불구하고 전체 이야기는 끝까지 무리없이 나아간다는 사실이다. 코미디 연기에 익숙한 김수로와 강예원은 물론이고 코미디 영화는 처음인 이제훈도 제 몫을 해낸다. 올 초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받은 곽도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아쉬움을 남긴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뉴(NEW)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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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떠나 향토색 짙은 개성 여전 ‘한국의 버뮤다 삼각지대’라고 불리는 한 어촌 마을에 다섯 명의 점쟁이가 모인다. 이 마을의 이름은 울진리. 리더 격인 박선생(김수로)의 지휘 아래 첨단 장비로 무장한 공학박사 석현(이제훈), 귀신을 보는 초록눈의 심인(곽도원), 과거를 보는 승희(김윤혜), 미래를 보는 월광(양경모)은 울진리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들’을 파헤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이들이 귀신과 벌이는 나흘 동안의 사투를 기록하는 건 기자 찬영(강예원)의 몫이다. 어촌 마을이 감춘 비밀과 주인공들의 숨겨진 사연이 함께 드러나는 동안 영화는 점쟁이들과 귀신의 마지막 결투를 향해 달려간다. 3일 개봉한 <점쟁이들>은 <시실리 2㎞>와 <차우>의 신정원 감독이 내놓은 또 한 편의 코믹호러 영화다. 앞선 두 편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도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촘촘한 이야기와 뛰어난 완성도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반면 전작들의 코미디와 공포, 향토색이 어우러진 독특한 개성을 좋아했다면 이번에도 만족할 만하다. <점쟁이들>에선 마을 곳곳에 귀신이 출몰하고, 귀신의 장난인 양 파도가 몰아친다. 초자연적인 현상이라는, 상식의 틀을 벗어난 상황에 내던져진 인물들은 처음부터 진지하게 귀신 색출에 몰두한다. 과학으로 비과학을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인물이라든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은 없다. 주술과 부적에 익숙한, ‘정통’ 점쟁이들뿐만 아니라 공학 박사나 기자처럼 설명되지 않는 초자연현상과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인물들도 의심 없이 귀신의 존재를 받아들인다. <점쟁이들>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지는 관객이 영화 속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시치미 뚝 떼고 영화 속 초자연적 상황에 몰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영화의 코미디는 폭소보다는 실소를 자아내는 방식이다. 각기 다른 엉뚱한 면모를 가진 인물들이 이야기 흐름과 상관없이 툭툭 던지는 유머가 군데군데 심어져 있다. 깜짝 놀라게 하거나 공포감을 조성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지만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심장이 두근두근해지는 느낌을 받을 때면 이내 어이없는 웃음을 유발시키면서 긴장을 허물어뜨린다. 신기한 것은 헐거운 진행과 흐름을 끊어놓는 유머에도 불구하고 전체 이야기는 끝까지 무리없이 나아간다는 사실이다. 코미디 연기에 익숙한 김수로와 강예원은 물론이고 코미디 영화는 처음인 이제훈도 제 몫을 해낸다. 올 초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받은 곽도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아쉬움을 남긴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뉴(NEW)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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