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총수 자리 놓고 대립하는
두 사람 팽팽한 연기대결 볼만
두 사람 팽팽한 연기대결 볼만
부산영화제 문 연 ‘콜드 워’주연 맡은 량자후이·궈푸청
기자회견 무대에 오르며 서니 럭 감독이 발을 헛디뎌 넘어지자, 공동 연출자인 렁록만 감독이 붙잡아주며 서로 멋쩍게 웃었다. 4일 시작된 1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장편영화를 처음 연출한 홍콩의 두 신인 감독의 작품 <콜드 워>를 개막작으로 초청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두 감독이 5년간 시나리오를 쓴 영화다.
주연 배우인 량자후이(54·양가휘)와 궈푸청(47·곽부성)은 “홍콩 영화 최초로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초대돼 자랑스럽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궈푸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홍콩 영화 침체기가 있었지만, 우린 영화를 포기한 적 없고 항상 노력해왔다는 걸 이 영화를 통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개막식에 앞서 부산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언론에 공개된 <콜드 워>는 경찰 납치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범죄집단과 내통하는 경찰 내부의 적이 있다는 사실에 접근해 가는 범죄스릴러다. 범인과의 대립보다는, 오히려 권력욕과 공명심이 얽혀 있는 경찰 내부 조직의 갈등과 그들의 심리적 동요에 초점을 맞췄다. 범죄영화란 익숙한 장르를 심리영화로 버무린 두 감독의 연출력은 이들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든다. 특히 경찰 총수를 넘보는 두 부처장을 각각 맡은 량자후이, 궈푸청의 팽팽한 연기 에너지가 극의 긴장감을 지탱시킨다. 한국 팬들에겐 ‘홍콩 4대 천왕’이라 불릴 만큼 청춘스타였던 가수 겸 배우 궈푸청이 오십의 나이를 바라본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울 듯하다. 궈푸청은 2006년 영화 <아버지와 아들>로 부산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이후 6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았다.
궈푸청은 “영화에서 량자후이와 경찰 계급이 같아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량자후이의 (강렬한) 눈빛 때문에 떨려서 (내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선배에 대한 예우의 마음을 내비쳤다. 량자후이는 “상대 배우(궈푸청)가 훌륭해서 둘이 대립하는 장면처럼 난이도가 높은 연기도 어렵지 않게 찍었다”고 화답했다.
지난해 개막작 기자회견 도중 마이크가 꺼지는 소동을 겪은 부산영화제는 이번에도 배우들이 얘기할 때 ‘지지직~’하는 스피커의 거친 소음이 발생하는 등 진행의 미숙함을 보였다. 회견에 동석한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기계상의)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날 배우 안성기, <색, 계> <만추>에 출연한 중국 배우 탕웨이의 개막식 진행으로 축제의 문을 연 영화제는 13일까지 열흘간 75개국에서 온 304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이병헌·정우성·최강희·한가인·한혜진·문근영 등 배우들이 개막식에 참석했다.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개막식엔 박근혜(새누리당), 문재인(민주통합당) 대선후보도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추석 직전에 부산에 와서 영화의 전당을 방문했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이날 참석 대신 축사를 보냈다.
부산/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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