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풍자 ‘자가당착’ 또 상영금지
영화계 “영등위, 정치적 판단” 반발
박후보 연상 상징물 훼손 문제삼아
영등위 “폭력성 과도해 제한상영가”
영화계 “영등위, 정치적 판단” 반발
박후보 연상 상징물 훼손 문제삼아
영등위 “폭력성 과도해 제한상영가”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풍자하는 영화 <자가당착>(사진)에 또다시 제한상영가 등급을 매겨 영화계가 반발하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영화인회의 등 15개 영화 단체는 지난 4일 영등위가 지난달 22일 <자가당착>에 제한상영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항의성명을 내 “특정 정치인의 이미지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영등위가 정치적 판단을 했다”고 비판했다. 국내에는 제한상영가 영화 전용극장이 없어 이 등급 결정은 사실상 영화에 대한 상영금지 처분으로 받아들여진다.
영등위는 “신체 훼손과 폭력 묘사가 직접적이고 구체적이고 잔혹하다”며 “과도한 폭력성이 제한상영가 결정 이유”라고 밝혔다. <자가당착>에는 박 후보를 연상시키는 마네킹이 등장하는데, 영등위가 문제삼는 부분은 이 마네킹의 목이 잘리고 피가 솟는 장면이다. 영화단체들은 성명에서 “영등위가 독립영화의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등위 쪽은 “정치적 내용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을 해한다는 상징적인 내용의 폭력성이 문제”라고 밝혔다. 류종섭 영등위 영화부장은 “다큐 성격이 짙은 이 영화에서 그 장면은 관객에게 실제 인물(박 후보)을 충분히 연상시키는데, 그의 목이 잘린다는 표현은 용인하기 힘든 폭력성”이라고 설명했다.
<자가당착>은 지난해 6월에도 “폭력적·선정적이고 특정 계층에 대한 경멸적·모욕적 표현”이 있다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연출자인 김선 감독은 1년여 뒤인 지난 8월 영화 내용 수정 없이 영등위에 등급 재분류 신청을 했다. 김 감독은 “1년 동안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했다고 판단한데다 이 영화의 핵심이 정치 아이콘에 대한 풍자인 만큼 마네킹 장면을 수정하지 않고 재신청했다”고 밝혔다. <자가당착>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와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등위 쪽은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는 다큐 영화 <엠비(MB)의 추억>이 최근 15살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면서 “폭력성의 수위가 문제가 된 것이지 정치적 판단을 한 게 아니다”고 밝혔다.
김선 감독은 영등위의 결정에 대해 조만간 행정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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