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스카이폴>
23번째 ‘007 스카이폴’ 26일 개봉
후발 첩보액션물 속 ‘부활’ 꿈꿔
옛 동료가 적…고뇌·애증 담아
후발 첩보액션물 속 ‘부활’ 꿈꿔
옛 동료가 적…고뇌·애증 담아
어느 순간부터, ‘007 시리즈’는 관객들 사이에서 “뻔한 영화”란 인식이 싹텄다. 정장을 입고 액션을 펼치는 제임스 본드, 그 남자 옆 관능미 넘치는 ‘본드걸’, 신무기를 이용한 위기탈출. 이런 기본 공식이 반복 재생되는데도 22편까지 만들어진 이 시리즈는 그간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본드의 액션과 본드걸의 섹시코드가 섞인 오락영화로 관객을 꾸준히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1대 제임스 본드였던 숀 코너리가 이제 82살의 노신사가 됐을 만큼, 이언 플레밍 작가의 소설들을 바탕으로 삼아 만든 ‘007 시리즈’도 50살의 중년이 됐다.
26일 개봉하는 <007 스카이폴>(사진)은 이 시리즈의 23번째 작품이다. 1962년 <007 살인번호> 이후 영화 역사상 최장수 시리즈가 된 ‘007’의 50돌 기념작이다. 숀 코너리, 조지 레이전비, 로저 무어, 티머시 돌턴, 피어스 브로스넌, 21~23편의 대니얼 크레이그까지 6명의 제임스 본드가 배출됐다. 한 편에 2~3명씩 나오기도 했던 본드걸은 우르줄라 안드레스에서 시작해 킴 베이신저, 소피 마르소 등 50여명이 출연했다.
<007 스카이폴>은 영국 첩보조직 엠아이식스(MI6) 소속인 본드가 적을 잡으려고 달리는 열차 위에서 결투를 벌이다, 동료요원(나오미 해리스)이 잘못 쏜 총에 맞아 벼랑 밑으로 떨어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더 강력한 첩보액션영화 <미션 임파서블> <본> 시리즈가 나온 상황에서, 영화는 자기고백하듯 이렇게 퇴물 캐릭터로까지 여겨지는 ‘본드의 추락’으로 문을 열지만, 살아돌아와 임무를 완수하는 본드를 통해 ‘007 시리즈의 건재와 본드의 부활’을 고한다. 본드는 현장투입을 위해 체력·두뇌테스트를 받아야 할 만큼 청춘이 아니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지붕 위를 질주하는 위험한 장면들을 거뜬히 감당해낸다. 역대 본드들과 달리, 가장 현실에 가까운 액션을 선보였다는 크레이그의 연기 덕분이다.
영화는 본드와 같은 조직의 유능한 첩보원이었지만 용도폐기된 ‘실바’(하비에르 바르뎀)가 옛 조직을 공격하는 거악으로 설정했다. 적과의 액션 대결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조직에서 버림받거나 언제든 폐기될 수 있는 인간들의 불안·증오·애증, 인간 관계에 대한 고민까지 들여다본 드라마가 결합돼 있다. 현대적 감각의 액션과 시리즈 특유의 고전 스타일이 섞인 대작이지만, 쉴 틈 없는 액션을 기대했다면 143분의 상영시간이 다소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 프랑스 패션모델 겸 배우인 베레니스 마를로에가 ‘본드걸’로서 늘씬한 몸매를 드러내지만 그 이상의 존재감 없이 영화에서 사라진다. 감독은 본드가 시리즈 초창기에 탔던 자동차(애스턴 마틴 DB5)를 최후의 결투 장면에 등장시켜, 50년 된 시리즈에 대한 예우를 보낸다. <아메리칸 뷰티>의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했다.
크레이그는 22일 국내 언론과의 화상 중계 인터뷰에서 “난 캐릭터가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 시리즈가 그런 재미를 보여줄 것”이라며 “시리즈에 참여한 것이 자랑스럽고, (24편에도 출연하는데) 뼈가 으스러지도록 본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동 제작자인 바버라 브로콜리는 “크레이그는 다른 본드들과 달리 내면의 갈등·고통, 복잡한 심리를 더 잘 표현하는 21세기형 본드”라고 추어올렸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소니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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