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의 수상으로 인해 김기덕 감독을 ‘박해’한 평단과 ‘배신’한 제자의 이야기가 새삼스레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고군분투해온 스펙 없는 한 사람에 대한 뒤늦은 격려라기엔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64회 칸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 모습. 씨네21 최성렬
단순한 건강상의 문제인가, <피에타> 홀대에 대한 무언의 시위인가?
영화 <피에타>로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30일 열린 제 49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중도 퇴장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총 15개 부문을 싹쓸이 한 <광해, 왕이 된 남자>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피에타>는 여우주연상과 심사위원특별상 단 두 개의 수상에 그쳤다.
김 감독은 영화제 1부 방송 때 <피에타>의 주인공인 배우 조민수의 옆자리에 앉은 모습이 나왔지만, 2부 심사위원특별상 시상 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수상도 김기덕 필름의 김순모 피디가 대신했다. 김 피디는 “김기덕 감독님이 직접 올라오셔야 하는데 몸이 안 좋아 자리를 비우셨다”고 해명했다.
<피에타> 배급사 NEW의 관계자는 “광해가 싹쓸이한 것에 대한 반감은 아니다. 감독님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면서도 “정확한 이유는 말할 수 없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누리꾼들은 대자본을 앞세워 상영관을 독차지하면서 천만 관객을 넘긴 <광해>가 대종상을 독차지한 것에 대해 김 감독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트위터 이용자 jazz*는 “피에타 ‘김기덕’ 감독 대종상 중도퇴장, 자본이 영화를 잠식하고 기득권만이 살아남는 현실, CJ는 자본으로 밀어 붙여 언론 플레이에 상영관 독식으로 천만명 넘기고 대종상까지 싹쓸이 했으니 얼마나 우쭐할까”라며 김 감독의 퇴장에 의미를 부여했다.
영화인들도 김 감독 ‘퇴장’에 의미를 실어주고 있다. 김조광수 감독은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생각 있는 영화인들은 대종상 관심 없어요, 매년 공정성 시비에 시달리는 상, 받으면 오히려 창피하죠, 청룡상요? 그건 조선일보가 주는 거잖아요, 더 말할 필요 있을까요?”라며 영화상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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