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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그들의 연기로 더 뭉클한 ‘감동 실화’

등록 2012-11-18 20:15

영화 <심플 라이프>
영화 <심플 라이프>
‘심플 라이프’
베네치아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액션배우 류더화의 매력도 재발견
홍콩 프로듀서 로저 리 실화 바탕
아픈 하녀·주인집 아들 끈끈한 연대

여기서, 홍콩의 여배우 예더셴(75·엽덕한)의 연기가 어떠했는지 상세히 재론할 필요가 있을까도 싶다. 그는 이미 영화 <심플 라이프>(사진)로 지난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하녀로 살다 중풍으로 쓰러진 모습과, 이 쓸쓸한 노년의 곁을 지켜주려는 주인댁 아들 ‘로저’(류더화)의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소녀처럼 좋아하는 감정 연기에 대한 ‘베네치아의 선택’이 적확했다는 걸 이 영화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

뜻밖에도 이 영화는 류더화(51)란 배우를 새롭게, 더 깊이 바라보는 계기가 돼 준다는 점에서 반갑다. 그에 대한 기억이 누아르·액션·오락영화의 ‘유덕화’에 머문 이들에겐 더 그럴 것이다.

류더화는 영화에서 “에어컨 수리 기사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는데, 그가 추레한 점퍼와 운동화 차림을 하고 우리 이웃에 묻혀 있을 법한 평범한 ‘어떤 사람’의 배역도 꽤나 어울리는 배우란 사실을 느끼게 한다. 미묘한 표정의 변화와 내면에서 일렁이는 심리를 세심하게 끄집어낼 줄 아는 여성감독 쉬안화(65)와 다시 만난 덕분일지 모른다. 류더화는 쉬안화 감독의 영화 <망향>(1982)으로 데뷔한 인연이 있다.

크게 출렁이지 않는 바다가 평온한 감흥을 주듯, <심플 라이프>(22일 개봉)는 혈육이 아닌 사람들간의 따뜻한 관계를 잔잔하게 들여다보며 ‘간단치 않은’ 감흥을 전한다. <천녀유혼> <황비홍> 시리즈를 제작한 홍콩 프로듀서 로저 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4대에 걸쳐 하녀로 지내온 아타오(예더셴)는 중풍으로 쓰러진 뒤, 주인댁에 거추장스러운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요양병원에 들어간다. 말이 요양이지, 그곳엔 기력이 다해 하나둘 사라지는 노년의 죽음이 있고, 더는 자식이 찾지 않는 가여운 부모들이 있다. 아타오가 해주던 밥을 받아만 먹던 ‘영화 제작자’ 로저는 비로소 보모 겸 하녀였던 아타오의 빈자리를 실감하며 그의 마지막 길의 동반자가 된다.

로저는 자신의 영화 시사회에 아타오를 처음 초청해 입술에 루즈까지 바른 그의 손을 잡고 흔들면서 거리를 같이 걷고, 휠체어를 밀어주며 그제야 아타오의 웅크린 등도 보게 되며, 무릎을 굽혀 눈을 마주하며 자신의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타오의 삶에 고마움을 전한다. 이렇게 상대의 어깨와, 눈과, 마음의 높이를 맞추며 예우를 보낼 때, 끈끈한 연대의 줄이 이어짐을 영화는 보여준다.

특히나 ‘청춘 시절의 유덕화’만큼 ‘50대의 류더화’도 매력적인 배우란 것을 인지하게 만든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미로비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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