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터치>와 <피에타>
한국영화관객 1억명 시대의 그늘
광해 한 편이 19만회 상영된 반면
다양성 영화는 5만회 남짓만 기회
이마저도 교차상영 밀려 조기종영
문화부 ‘동반성장’ 이행선언 말뿐
스태프 연봉 600만원…처우도 열악 현재 1196만 관객을 모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광해)는 평일 극장 좌석점유율이 20%를 넘지 못하지만 개봉 68일째인 19일까지 여전히 전국 270~280개관을 유지하고 있다. 그중 <광해> 투자·배급사인 씨제이(CJ)의 계열 극장인 씨지브이가 약 130개관을 지탱해주고 있다. 반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인 김지영·유준상 주연의 저예산 영화 <터치>(위 사진)의 제작진은 개봉 8일째였던 15일 종영을 선언했다. 상영관이 서울 한곳을 포함해 전국 12개관뿐이었고, 이마저도 1개관에서 1~2회만 상영되는 것이 불공정하다며 스스로 간판을 내렸다. 배우 김지영은 “<터치> 같은 일이 반복되면 영화의 다양성은 사라질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국 영화가 1년 관객 ‘1억명 시대’를 맞았지만, 그 호황만큼이나 그림자도 짙다. <한겨레>가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를 토대로 <피에타>(아래·60만명) 등 올해 개봉한 58편의 국내 다양성 영화(저예산·독립영화)의 총 관객수를 이달 18일까지 계산해보니, 한국 영화 ‘1억 관객’의 1%인 100만340명에 그쳤다. 문제는 58편 전체 상영횟수가 5만594회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한 극장의 몇 개관에서 중복 상영됐던 <광해> 한 편의 상영 횟수(19만회)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복합상영관에서 아예 상영되지 못하거나, <터치>처럼 1개관에서 하루 5~6회씩 온전히 상영되지 못한 채 띄엄띄엄 아침·심야로 밀리는 교차상영(퐁당퐁당 상영)이 이뤄지는 등 합당한 상영 기회를 얻지 못한 이유가 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진위는 영화계와 논의를 거쳐 최소 1주일 이상 상영을 보장하고, 배급사와 합의하지 않는 한 교차상영을 금지하는 등의 ‘한국영화 동반성장 이행협약 선언문’을 지난 7월 발표했지만, 자율 시행에 맡기고 있어 허울뿐인 선언이란 비판이 많다. 영진위 기획홍보부의 관계자는 “<터치>의 민병훈 감독이 교차상영 등의 문제를 신고해 21일 영진위 조사위원회가 열리지만, 불공정 문제가 있었더라도 극장에 시정 조처를 강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최근 다음 정부에 바라는 ‘13개 분야 53개 과제’란 독립영화 진흥책을 제안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독립영화 진흥’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과 복합상영관의 독립영화 상영 스크린 확대, 영화시장 지배(독과점) 기업의 규제 등이 포함됐다. 이지연 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은 “대기업과 극장의 자발적 노력에 기대는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법적인 규제와 독립영화 진흥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 스태프의 처우도 악화되고 있다. <도둑들>에 출연했던 홍콩배우 런다화(임달화)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스태프는 촬영 시간을 초과해도 추가 수당을 받지 않아 너무 놀랐다. 이들의 생활고가 걱정된다”고 할 정도였다. 홍태화 영화산업노조 조직국장은 “2009년 조사에서 팀장급 이하 스태프의 평균 연봉이 623만원이었는데, 곧 발표될 2012년 스태프의 연봉은 2009년보다 더 떨어질 것 같다. 촬영·조명·녹음 등 기술 스태프는 신참들의 유입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홍 조직국장은 “스태프 팀 단위로 계약을 맺어 계약금과 잔금으로 나눠주는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월급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하고, 스태프에 대한 고용보험(실업급여)·산재보험 등 4대보험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민병훈필름·김기덕필름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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