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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감정의 과잉 아쉬운 엄마의 복수

등록 2012-11-22 20:06

영화 <돈 크라이 마미>
영화 <돈 크라이 마미>
리뷰 l 돈 크라이 마미
성폭행 가해자들 처벌 안 받고
충격받은 딸 자살하자 복수 시작
분노 조절했다면 공감 더 컸을듯
영화 제목은 ‘울지 말아요, 엄마’란 뜻이지만, 엄마는 울지 않을 수가 없다. 내 딸이, 내 여동생이 이런 일을 겪었다면, 누구라도 영화 속의 엄마처럼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일 것이다.

22일 개봉한 <돈 크라이 마미>(감독 김용한)는 성범죄가 피해자와 그 가족의 몸과 마음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범죄의 폭력성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남편과 이혼한 ‘유림’(유선)의 고등학생 딸 ‘은아’(남보라)는 같은 학교 3명의 남학생들한테 집단성폭행을 당한다. 남학생들은 미성년자이고, 성폭행을 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처벌을 받지 않는다. 가해자들은 성폭행 당시 찍은 동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하겠다며 ‘은아’를 협박해 2차 성폭행까지 저지른다. 충격에 빠진 은아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엄마는 가해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복수를 시도한다.

관객들은 ‘재수가 없어 법정에 섰다’고 생각할 만큼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가해자들이 법의 처벌을 받지 않고 풀려날 때, 또 2차 성폭행을 하며 찍은 동영상 속의 은아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분노와 놀라움이 치밀어오를 것이다. 배우 유선은 피눈물이 나는 엄마의 심경을 스크린에 절절하게 담아내며, 남보라는 촬영 이후 정신적 후유증이 걱정될 정도로 피해자가 겪은 고통을 단단한 연기로 감당해낸다. 임권택 감독의 아들인 권현상(본명 임동재)은 뻔뻔하기 이를 데 없는 가해자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연기한다.

하지만 영화의 감정이 지나치게 격앙돼 있다는 점이 아쉽다. 관객 누구든 ‘엄마의 분노’를 이해하겠지만, 응징에 나서는 엄마의 행동이 좀 무모하다고 받아들이는 관객도 있을 것 같다. 가해자들이 찍은 동영상이 꼭 휴대폰에만 저장된 게 아닐 텐데도, 엄마 ‘유림’은 가해자들의 휴대폰을 뺏으려고 그들과 사투를 벌인다. 지난해 장애인 성폭행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가 감정의 과잉을 통제하며 오히려 관객의 공분을 이끌어냈다면, <돈 크라이 마미>는 영화가 잔뜩 화가 나 있다는 인상을 준다. 가해자 학생으로 나오는 아이돌 그룹 유키스의 동호는 연기 학습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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