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빗>
‘호빗’ 3부작 찍은 피터 잭슨 감독
옛 왕국 찾는 원정대 합류한 빌보
경쾌하고 유머 많은 전사로 변신
“1초에 48프레임 신기술 입체영상
진짜와 가까운 실감나는 화면
영화관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작품” ‘살을 뺐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였는데, 다이어트를 중단한 듯했다. 키가 170㎝를 넘지 않는 피터 잭슨(52) 감독은 이번 영화의 ‘난쟁이족 원정대원’들처럼 배가 불룩해진 몸으로 나타났다. <킹콩>(2005년)을 끝내고 수십 킬로그램의 몸무게를 줄인 그는 <반지의 제왕> 3부작(2001~2003)의 60년 전 이야기인 <호빗> 3부작을 266일간 촬영하며 영화 속 ‘원정대원’과 뒤섞여도 잘 구별되지 않을 만큼 그들 몸과 동화된 모습이었다. 1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호빗: 뜻밖의 여정> 기자회견에 따라온 일본 신문의 ‘어린이 기자’가 후덕해진 감독에게 물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을 찍고, 또 <호빗> 시리즈를 만든 이유가 뭐예요?” 잭슨 감독은 “솔직히 다른 사람에게 이 영화를 찍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나의 전작(<반지의 제왕>)과 경쟁해야 한다는 생각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반지의 제왕> 이야기의 60년 전으로 돌아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주는 건 감독으로서 신나는 경험이었죠.” 영화기술과 상상력의 최대치에 도전한 이 작품을, 다른 누구가 아니라 자신이 해내고 싶었다는 의지로 읽힌다. 13일 개봉하는 <호빗: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 ‘프로도’(일라이저 우드)에게 삼촌인 ‘빌보 배긴스’(이언 홈)가 “내 모험에 대해 모든 걸 말하지 않았다”며 60년 전의 일을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키 작은 호빗족의 ‘젊은 빌보’는 회색 마법사 ‘간달프’(이언 매켈런)의 갑작스러운 제안을 받아 흉악한 괴물 ‘용’한테 뺏긴 왕국을 찾으려는 난쟁이족 원정대에 합류해 조금씩 전사로 거듭난다. 이번 1부는 괴물들과 싸우며 옛 왕국에 도달하기 직전까지의 위험천만한 여정과, ‘빌보’가 ‘절대반지’를 골룸(앤디 서키스)한테서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촬영을 끝낸 2부(2013년 겨울)와 3부(2014년 여름)도 순차 개봉한다. 영화 사상 최고액인 5억달러(약 540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반지의 제왕>처럼 뉴질랜드에서 찍었고, 벌써 촬영지 관광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 모두 톨킨 작가의 작품이 원작이다. “이야기는 <반지의 제왕>과 다르지만 영화의 스타일을 비슷하게 유지하려 했죠.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까지 총 6편을 볼 경우 하나의 영화처럼 느끼는 일관성을 주고 싶었죠.” 하지만 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가 세상의 무게를 짊어지고 힘든 모험을 헤쳐가는 캐릭터라면, <호빗>의 빌보는 더 경쾌하고 유머가 많은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젊은 빌보 역은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 왓슨 박사로 출연한 마틴 프리먼이 맡았다.
“<호빗> 시리즈는 아이패드로 볼 수 없는 작품”이란 그의 말은, 이 영화가 구현한 기술과 웅장한 화면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하다. 기존 영화는 1초당 화면에 연속해서 찍히는 이미지 개수가 ‘24프레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영화 사상 처음으로 실제 이미지를 보는 것과 흡사해진 ‘48프레임 입체(3D)영상’을 선보인다. 기존 프레임보다 두 배 늘어난 ‘하이 프레임 레이트 3D’(HFR: 초고속 프레임)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촬영기법을 개발한 덕분이다. ‘48프레임 입체영상’은 이 영상을 소화할 수 있는 상영관에서만 볼 수 있어, 관객들은 미리 상영관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비용 대비 효율이 높았던 24프레임 영상이 그간 85년 동안 이어져왔는데, ‘하이 프레임 레이트 3D’는 정말 놀라운 신기술이죠. 진짜와 가까운 실감나는 영화, 관객을 생생한 모험으로 이끌고 싶은 감독의 바람을 가능하게 만든 기술입니다. 인터넷·아이폰으로 즐기는 시대가 되어서 극장으로 관객을 이끄는 게 쉽지 않죠. 저는 오직 큰 영화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판타지 영상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현실과 다른 ‘중간계의 환상’을 만들어낸 그는 “영화는 현실에서의 탈출이며, 관객을 다른 세계로 데리고 가는 것이다. 그래서 난 판타지와 동화 같은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를 연기했던 일라이저 우드는 <호빗> 초반부에 잠시 등장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끝났을 때 이 영화와 헤어지기 힘들었다. <호빗>이 만들어져 세트장에 오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큰 선물을 받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반지의 제왕>과의 이별이 아쉬웠던 관객들에게도 <호빗> 시리즈는 기다렸던 옛 연인한테서 온 편지와 선물 같은 반가움이 들 것이다.
도쿄/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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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피터 잭슨 감독, ‘소린’ 역을 맡은 리처드 아미티지, 주인공 ‘빌보 배긴스’ 역을 맡은 마틴 프리먼, ‘프로도’ 역을 맡은 일라이저 우드, ‘골룸’ 역을 맡은 앤디 서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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