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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레미제라블 흥행, 대선 뒤 멘붕 ′힐링의 힘′

등록 2012-12-27 19:52수정 2012-12-28 10:40

바리케이드에 올라선 파리 민중들을 묘사한 영화 <레 미제라블>의 끝 부분 장면. 유피아이(UPI)코리아 제공
바리케이드에 올라선 파리 민중들을 묘사한 영화 <레 미제라블>의 끝 부분 장면. 유피아이(UPI)코리아 제공
개봉 8일만에 관객 200만 돌파
레미제라블, 시공 가로질러 한국사회 달구는 까닭은?

“대선 뒤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
영화 통해 지적인 힐링 주는 듯”
관객 “아픔·희망·감동적” 입소문
빅토르 위고 원작 소설도 인기

“가슴이 아프고 먹먹했지만, 한편으론 우리만 이렇게 아픈 게 아니다, 아픔을 딛고 살아내자는 희망도 담겨 있더라.” 영화 <레미제라블>을 지난 19일 관람한 취업준비생 정상희(26)씨는 영화에서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느꼈다고 했다.

영화 <레미제라블>(톰 후퍼 감독)이 개봉 8일 만인 26일 관객 200만명을 돌파하며 세밑 최고의 화제작이 되고 있다. 13일 개봉한 또다른 미국 할리우드 대작 <호빗: 뜻밖의 여정>이 12일 만에 200만명을 넘은 데 견줘도 단연 가파른 흥행세다.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영국 뮤지컬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가 1985년 제작·초연한 뒤 27년째 흥행해온 뮤지컬을 할리우드 자본으로 스크린에 옮긴 뮤지컬 영화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옥살이를 한 장 발장(휴 잭맨)과 가난 때문에 비극적 삶을 사는 팡틴(앤 해서웨이) 등이 중심 인물이다. 프랑스대혁명 이후에도 민중의 삶은 비참하기만 한 19세기 전반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삼아, 젊은 혁명가 마리위스(에디 레드메인)를 비롯한 학생운동가들의 이야기가 또다른 축으로 전개된다. 원작을 충실히 살린 이번 <레미제라블>은 장 발장과 팡틴 등 주인공의 일생뿐만 아니라 바리케이드를 쌓고 저항하는 혁명의 기운도 고스란히 담아냈다.

영화는 폭넓은 관객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학원생 이재욱(26)씨는 “혁명은 실패하지만, 싸우는 사람들은 항상 있고 언젠간 승리할 수 있으리라는 메시지를 보았다”고 말했다. 주부 김해연(52)씨는 “장 발장이 보여주는 용서와 사랑이라는 인간애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레미제라블>의 주된 흥행요인을 대통령 선거 뒤 실망감에 빠진 이들을 위로하고 ‘힐링’하는 데서 찾는 견해도 많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대선 이후 이른바 멘붕에 빠진 사람들이 절망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고 화면의 스펙터클함과 장중한 음악을 갖춘 뮤지컬 영화를 통해 ‘지적인 힐링, 문화 힐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급사 쪽도 힐링의 힘을 꼽았다.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UPI)코리아 관계자는 “선거 이슈와 맞아떨어지면서 일부 관객들에겐 ‘집단 힐링’ 구실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들과 함께 스크린을 통해 프랑스 문호의 고전 작품을 향유하려는 가족 관객들도 많다. <레미제라블>을 함께 보는 ‘문화 송년회’를 여는 직장인들도 생기고 있다. 페이스북·트위터로 소문이 퍼지면서 두세 번씩 보는 관객도 많다고 한다. 배급사 쪽은 “영화 주관람층인 20~30대층이 개봉 초반 대거 극장을 찾았고, 선거일과 성탄절 등 휴일 호재가 겹친데다, 영화 내용이 선거 결과에 마음 상한 사람들을 달래준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홍보사인 레몬트리 박주석 실장은 <레미제라블>이 2008년 453만명을 모은 <맘마미아!>를 넘어 뮤지컬 영화로는 국내 최고 흥행작이 될 가능성도 점쳤다.

원작 소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영화 개봉에 맞춰 <레미제라블>(전 5권)을 세계문학전집판으로 펴낸 출판사 민음사 쪽은 “영화 평이 좋아 개봉 전부터 바람이 일었다. 개봉 직전 3만5000부가 판매됐고, 개봉 뒤 1주일 사이에 3만부가 확 나갔다”고 말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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