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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연기란 나를 비우는 작업…너무 뻔한 답이죠?”

등록 2012-12-30 12:04수정 2012-12-30 20:29

‘클라우드 아틀라스’ 주연 배두나
워쇼스키 감독 섭외에 홀로 미국행
6개의 시공간서 세가지 역할 선보여
“일상과 비현실 가능한 배우 되고파”
배두나(33)는 “진짜 일상적인 것과 완전히 비현실적인 것, 둘 다 가능한 배우이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작품목록을 보면, 그의 바람은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첫 주연작이자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인 영화 <플란다스의 개>부터 <고양이를 부탁해>나 드라마 <학교>, <위풍당당 그녀>에서 배두나는 그 자신의 말대로 “푼수 같기도 하고, 바로 내 옆에 있을 것 같은 일상 속 여자애”였다. 또다른 한편으론 영화 <복수는 나의 것>, 일본 영화 <공기인형>에서처럼 현실에는 없을 것 같은 인물 역시 그에겐 자연스레 어울렸다.

<매트릭스> 시리즈의 미국 감독 워쇼스키 남매와 <롤라 런>의 독일 감독 톰 티크베어가 공동 연출한 미국 할리우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1월10일 개봉)에서 배두나의 모습은 ‘비현실’ 쪽에 가깝다. 톰 행크스, 핼리 베리, 휴 그랜트 등 영어권 스타들과 함께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주연을 맡은 배우 배두나를 27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13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에스에프(SF) 대작이다. 1849년부터 2321년까지 서로 다른 6개의 시공간에서 각각 일어나는 이야기를 교차시키는 작품이다.

배두나는 2144년 서울의 복제인간 ‘손미-451’(손미)과 1849년 미국 어느 도시의 변호사의 아내인 ‘틸다’, 1973년 멕시코의 ‘여자’를 연기한다. 특히 손미는 ‘우리의 인생은 우리 각자의 것이 아니다. 타인과도, 과거와 현재와도 연결돼 있다’는 영화의 주제를 직접 전하는 역할이다.

<고양이를 부탁해>, <복수는 나의 것>, <괴물>, <공기인형> 등을 보며 그를 눈여겨본 두 워쇼스키 감독이 그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출연을 제의했다고 한다. “미국에 체류중이던 지인을 통해 유명 감독들이 시나리오를 보내고 싶어한다는 연락이 왔어요. 화상미팅을 하고, 손미 부분을 셀프카메라로 찍어서 영상테이프를 보내고, 시카고에 가서 스크린 테스트를 한 뒤에 최종 캐스팅이 됐어요.”

원작 소설을 먼저 찾아 읽었다는 그는 소설을 읽다가 손미에게 ‘슥’ 하고 자연스레 공감했다고 한다. “오디션을 볼 땐 저절로 손미가 되더라”고도 했다.

오디션을 보려고 매니저도 없이 지난해 여름 시카고에 혼자 갔다. 매니저가 없을 때이기도 했지만, 일본 영화 <린다 린다 린다>(2005)와 <공기 인형>(2006)을 찍으며 배우들이 혼자 다니는 게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일본에선 배우들이 전철을 타고 와요. 오다기리 조 정도 돼야 택시를 타고 오더라고요.(웃음) 이번엔 새 문화에 빨리 적응하려고 혼자 간 건데, 할리우드 배우들도 혼자 오더라고요. 휴 그랜트도, 휴고 위빙도요.”

그는 “연기에 대해 아는 건 딱 한 가지, (내가 연기하는) 그 사람의 마음이 되는 것뿐”이라고 했다. “시나리오를 분석하거나 공부하기보단, 말하자면 나를 비워서 하얀 캔버스로 만들고, 감독들이 하고 싶은 말을 색칠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연기할 때, 단 한 장면도 내 경험을 살려서 연기하지 않아요. 현장에서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해요.” 그는 “뻔한 답일 수도 있지만”이란 단서를 붙였는데, 그의 말은 조금도 뻔하게 들리지 않았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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