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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절망적 재앙 앞에서 더 강인해진 가족애

등록 2013-01-20 20:57

영화 <더 임파서블>
영화 <더 임파서블>
타이 쓰나미 실화 다룬 ‘더 임파서블’
휴가온 한 가족의 절절한 생존기
철없던 어린 삼형제의 변화 뭉클
바닷가 리조트에 지진해일(쓰나미)이 덮친다. 리조트 직원이 “가족들이 지내기 좋은 곳”이라며 손님들을 맞이한 이곳은, 수많은 가족들을 찢어놓는 비극의 공간으로 바뀐다.

17일 개봉한 영화 <더 임파서블>(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은 2004년 타이에서 수십만명의 생명을 쓸어간 지진해일 현장에서 살아남은 한 가족의 생존 실화를 다룬다.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내, 아들 셋과 리조트에 놀러온 ‘헨리’(유언 맥그레거) 가족의 행복한 웃음을 잠깐 보여준 뒤, 지진해일이 밀려와 생사를 모른 채 헤어진 이들이 극적으로 만나는 과정을 뭉클하게 담아낸다. 영화는 집어삼킬 듯한 지진해일의 위용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관객들이 급류에 휘말린 듯한 공포도 느끼게 만든다.

많은 재난영화가 그렇듯, 영화는 자녀들을 살리려는 엄마와 아빠의 분투를 비춘다. 엄마(나오미 와츠)는 자신의 살점이 크게 찢겨나갔는데도 바닷물에 휩쓸려가는 큰아들(톰 홀랜드)의 손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의식이 희미해지는 상황에서도 아들을 위해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다른 두 아들과 함께 살아난 아빠는 아내와 큰아들을 찾으려고 참사 현장을 헤맨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것은 어리광만 부릴 듯한 어린 세 아들이 보여주는 변화다. “우리가 먼저 살아야 한다”며 흙더미에 묻힌 꼬마 아이의 소리를 듣고도 지나치려던 큰아들은 엄마의 말을 따라 구해준 그 아이가 행복한 결말에 이른 모습을 보고, 인간에 대한 애정이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배운다. 일곱살배기 둘째 아들은 무서워하는 다섯살 남동생에게 자신의 어깨를 내어주고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다. 이 영화가 관객의 마음을 가장 뜨겁게 만드는 순간은, 아마도 이 어린 삼형제가 서로 얼싸안는 장면이 될 것이다. <더 임파서블>은 자연재해 앞에서 무기력해 보이는 인간들도 “사랑해” “고마워” “우린 당신을 믿어”와 같은 위력적인 말들로 삶의 희망을 키울 수 있음을 되새겨준다. 이 영화가 진짜 얘기하려는 본질은 아니더라도, 어떤 관객들은 자녀를 한명보다는 두명을, 두명보다는 세명을 낳는 게, ‘서로에게 버팀목이 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며 극장에서 나올지도 모르겠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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