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으로 실업상태에 빠지는 영화 스태프들에게 교육수당을 주는 ‘훈련 인센티브 제도’가 호응을 얻고 있지만, 관련 예산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영화산업실무교육에 참가한 스태프들이 촬영 수업을 받는 모습. 영화산업고용복지위원회 제공
영화 스태프 ‘훈련 인센티브’ 교육현장
실업급여 못받는 스태프 생계도움
실무능력 키워줘 모집때마다 북적
유일한 지원제도지만 예산 ‘허덕’
“박 당선인 처우개선 약속 지켜야”
실업급여 못받는 스태프 생계도움
실무능력 키워줘 모집때마다 북적
유일한 지원제도지만 예산 ‘허덕’
“박 당선인 처우개선 약속 지켜야”
영화현장에 있어야 할 20~30대 젊은 스태프 280여명이 서울의 한 강당에 모였다. 이곳에 온 한 남성 스태프는 “우리는 영화 창작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들이지만, 한국 영화계 현실에선 저임금을 받고 실업상태가 반복되는 인스턴트 스태프란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영화 관련 석사학위를 지닌 20대 후반의 여성 연출부 스태프는 지난해 상업영화 한 편에만 참여해 500만원 남짓을 벌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이 영화 촬영이 끝난 뒤 기약없이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그는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수입이 적어) 교육훈련 수당을 받기 위해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상암동 첨단산업센터 강당에서 열린 ‘영화산업 실무교육’ 12기생 개강식. 영화산업노동조합과 영화제작가협회가 공동으로 세운 영화산업고용복지위원회가 진행하는 교육 과정이다. 스태프들이 제작·연출·미술·촬영·조명 중에서 자신의 직무 분야에서 2~3개월간 이론·실기교육을 받으면 100만원의 수당을 주는 ‘훈련 인센티브 제도’의 일환이다. 영화산업 근로경력이 1년 이상이거나, 장편영화 한 편 이상에 참여한 스태프가 이곳 실무교육 수업의 80% 이상 출석하고, 한 편의 단편영화 제작 실기작업에 반드시 참가해야 100만원을 준다. 실무교육은 2008년부터 시작됐지만, 영화발전기금에서 나오는 5억원 예산을 지원받아 스태프들에게 훈련수당을 준 것은 지난해부터다.
2~3개월 교육 과정 동안 1인 가구 월 최저생계비(45만3049원)보다 적은 월 30만~40만원에 불과한 훈련수당을 받지만, 이 교육에 대한 스태프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1년에 5~6개월 이상 실업상태에 놓이면서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스태프들의 생계비를 그나마 보태 주면서 실무능력까지 키울 수 있는 유일한 지원제도이기 때문이다.
이승태 영화산업고용복지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번 기수에 선발하려 했던 인원(250명)보다 두 배 가깝게 지원해, 280여명을 뽑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실무교육 제작실기 과정에서 만든 단편영화 <밤>이 지난해 청룡영화제 단편영화상을 받았다. 스태프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영화 제작사와 스태프들을 연결시켜주는 고용 창출 효과도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훈련수당으로 배정된 예산이 적다는 것이 이 제도의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개강식에서 만난 연출부 경력 4년차인 한 남성 스태프는 “이곳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좋은 스태프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만, 훈련수당이 좀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스태프 훈련 인센티브 제도’ 예산으로 영화발전기금에서 10억원을 배정하는 것으로 책정했지만, 지난해 말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5억원으로 삭감됐다. 이승태 사무처장은 “애초 예산이 10억원으로 증액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훈련수당이 더 늘어나느냐는 스태프들의 문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영화산업노조는 지난해에도 1000명 이상이 실무 교육에 참가했던 것을 고려하면 스태프 훈련수당 예산으로 적어도 20억원이 배정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기수별 2개월 교육 과정 동안 1000명에게 한 달 최저임금(95만7220원)과 비슷한 월 훈련수당 100만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진욱 영화산업노조 위원장은 “훈련 인센티브 제도는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주면서, 교육 투자를 통해 노동자(스태프)도 성장시키는 사다리 구실을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스태프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만큼 훈련 인센티브 제도의 예산 증액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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