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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소년소녀 ‘사랑의 도피’
외톨이의 결핍 탈출기

등록 2013-01-30 19:48

영화 ‘문라이즈 킹덤’
영화 ‘문라이즈 킹덤’
리뷰 l 영화 ‘문라이즈 킹덤’
영화 <문라이즈 킹덤>(웨스 앤더슨 감독)은 간단히 말하면 ‘첫사랑에 빠진 12살 소년·소녀의 사랑의 도피 사건’이다. 어른들의 눈엔 그저 기가 막힐 노릇인데, 이 아이들에겐 꽤나 중요한 순간이다.

미국 독립 영화의 거장 웨스 앤더슨 감독은 그동안 영화에서 어딘지 덜 성장한 듯 미숙한 어른들을 주로 등장시켰는데, 이번엔 진짜 어린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남들 눈엔 시시해 보이지만 당사자에겐 매우 중요한 어떤 순간을 담았던 그의 전작들처럼, 이번에도 사춘기의 어떤 통과의례를 장난기 섞인 톤으로 따뜻하게 비춘다.

혼자 책을 읽거나 고양이와 노는 소녀 ‘수지’(캐라 헤이워드)와 부모님을 사고로 잃고 위탁 가정에 보내진 소년 ‘샘’(재러드 길먼)이 이 소동의 주인공이다.

1년 전 샘이 동네 교회 연극 공연날 수지에게 반한 게 사랑의 시작이었다.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미국 북동부 뉴펜잰스섬으로 도피하는 계획을 짠다. 샘은 보이스카우트 캠프에서 홀연히 사라지고, 수지는 쪽지 한 장만 남긴 채 가출한다. 수지와 샘을 찾아 나선 어른들은 아이들의 세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둘을 갈라놓으려 한다. 이 영화의 따뜻함은 외톨이인 두 소년 소녀가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리는 데서 온다. 영화의 시간 배경은 1965년이다.

웨스 앤더슨 감독 영화에 단골로 출연하는 빌 머리를 비롯해 에드워드 노턴, 브루스 윌리스, 틸다 스윈턴까지 유명 배우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주인공 아이들의 존재감을 누르진 않는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구축하는 세계의 훼방꾼이거나 조력자로 역할이 나뉘어 그 세계의 진지함과 깜찍함이 빛나 보이도록 돕는 구실을 한다. 지난해 프랑스 칸영화제 폐막작이다. 31일 개봉.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영화사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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