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강산에씨(왼쪽)와 겐 마사유키 감독이 함께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청풍호반을 찾았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샤우트 오브 아시아’ 감독 겐 마사유키
지난 10일부터 너른 청풍호반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는 2005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반전과 평화를 노래하는 아시아 음악인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11일 첫상영을 한 겐 마사유키(한국이름 현진행·47) 감독의 <샤우트 오브 아시아>는 가수 강산에가 떠나는 음악여행 형식을 빌어 한국, 일본,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의 뮤지션들을 만나보면서 이들의 노래를 통해 아시아의 ‘오늘’을 조망하는 다큐멘터리다.
재일동포 2세 경계인 자산
강산에등 아시아 뮤지션 조망
‘샤우트 오브 월드’ 도 찍고파 재일동포 2세로 태어나 일본인 학교에서 교육받고 자란 겐 감독은 20년동안 잔뼈가 굵은 방송계에서 휴먼 다큐멘터리로 이름을 알린 다큐멘터리 작가로 제천영화제 참석차 한국에 왔다. <샤우트 오브 아시아>는 후지텔레비전에서 60분짜리 6부작으로 만들었던 것을 두시간 분량의 극장 상영용으로 재편집한 작품. 지난 5월 도쿄에서 개봉해 5주간 상영됐고 오사카, 규슈 등 5개 지역의 순회상영을 앞두고 있다. “4년전 쯤 음악을 통해 아시아의 현실을 이야기해보자는 구상을 하게 됐어요. 음악만큼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진실되게 드러내는 매개물도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음악기행을 이끌어갈 ‘진짜’ 뮤지션을 찾는 데만 1년 가까이 걸렸어요.” <샤우트 오브 아시아>의 제작에 관계했던 한 한국인이 강산에씨를 추천해 ‘라구요’를 처음 들은 그는 “노랫말도 알아듣지 못하고, 실향민이라는 강씨의 집안 배경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도 눈물이 나왔다”고 한다. 겐 감독과 함께 제천영화제에 참석한 강산에씨의 말. “데뷔 때부터 다큐멘터리 몇편에 출연했는데 카메라가 쫓아다니는 게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워서 늘 후회를 했어요. 그래서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망설였는데 못가봤던 곳, 못만났던 뮤지션을 만날 수 있다는 말에 마음이 끌렸죠. 그런데 베이징 갔을 때는 사스 유행하고, 인도 갔을 때는 폭염으로 천여 명 죽고, 필리핀 갔을 때는 공항 폭탄 테러나고(웃음) 하여튼 잊을 수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2003년 4개월 간의 여정에는 일본 오키나와 술집 접대부와 미군 사이에서 태어나 평생 차별과 정체성의 혼란으로 고통받았던 록밴드 보컬 출신의 마리, 기자로 끝없는 테러와 내전 현장을 취재하다가 펜 대신 기타를 들고 반전을 노래하기 시작한 필리핀 가수 조이 아얄라와 연변 조선족 밴드인 아리랑, 이들과 함께 만나 노래하는 윤도현 밴드 등이 동참했다. “본래의 취지는 아시아 각 뮤지션들의 음악적 에너지를 담으려고 했을 뿐이지 이들을 하나로 묶는 주제를 생각했던 건 아니예요. 그런데 이들이 처한 고민과 현실의 뿌리에는 전쟁이 놓여 있더군요. 실향민 할아버지의 소망을 노래(‘라구요’)한 강산에씨나 마리, 저 역시도 전쟁이 없었으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 살고 있지 않았을 테지요. 저는 그걸 전쟁 디엔에이라고 표현하는데 영화를 찍고 있는 동안 이라크 전이 터졌어요. 또 다시 전쟁 디엔에이를 가진 사람들이 태어나게 된다는 데에 참여했던 모든 뮤지션이 분노해서 함께 반전을 노래하게 된거죠.” 영화에서 “조선인도 한국인도 아닌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보는 과정”이라고 이 작품의 또 다른 의미를 소개한 겐 감독은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이 다큐멘터리를 찍게 만들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재일동포라는 경계인으로 태어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으로 <샤우트 오브 아시아>를 확장해 <샤우트 오브 월드>를 찍어보고 싶다는 겐 감독이 “강산에씨랑 한번 더 해볼 생각도 있는데 (촬영 당시 너무 고생을 해서) 싫죠? 싫죠?(웃음)” 하며 강씨에게 물었다. 강씨는 “워낙 결정타를 맞아서”라고 웃으며 즉답을 피했다. 제천/김은형 기자, 사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
강산에등 아시아 뮤지션 조망
‘샤우트 오브 월드’ 도 찍고파 재일동포 2세로 태어나 일본인 학교에서 교육받고 자란 겐 감독은 20년동안 잔뼈가 굵은 방송계에서 휴먼 다큐멘터리로 이름을 알린 다큐멘터리 작가로 제천영화제 참석차 한국에 왔다. <샤우트 오브 아시아>는 후지텔레비전에서 60분짜리 6부작으로 만들었던 것을 두시간 분량의 극장 상영용으로 재편집한 작품. 지난 5월 도쿄에서 개봉해 5주간 상영됐고 오사카, 규슈 등 5개 지역의 순회상영을 앞두고 있다. “4년전 쯤 음악을 통해 아시아의 현실을 이야기해보자는 구상을 하게 됐어요. 음악만큼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진실되게 드러내는 매개물도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음악기행을 이끌어갈 ‘진짜’ 뮤지션을 찾는 데만 1년 가까이 걸렸어요.” <샤우트 오브 아시아>의 제작에 관계했던 한 한국인이 강산에씨를 추천해 ‘라구요’를 처음 들은 그는 “노랫말도 알아듣지 못하고, 실향민이라는 강씨의 집안 배경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도 눈물이 나왔다”고 한다. 겐 감독과 함께 제천영화제에 참석한 강산에씨의 말. “데뷔 때부터 다큐멘터리 몇편에 출연했는데 카메라가 쫓아다니는 게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워서 늘 후회를 했어요. 그래서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망설였는데 못가봤던 곳, 못만났던 뮤지션을 만날 수 있다는 말에 마음이 끌렸죠. 그런데 베이징 갔을 때는 사스 유행하고, 인도 갔을 때는 폭염으로 천여 명 죽고, 필리핀 갔을 때는 공항 폭탄 테러나고(웃음) 하여튼 잊을 수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2003년 4개월 간의 여정에는 일본 오키나와 술집 접대부와 미군 사이에서 태어나 평생 차별과 정체성의 혼란으로 고통받았던 록밴드 보컬 출신의 마리, 기자로 끝없는 테러와 내전 현장을 취재하다가 펜 대신 기타를 들고 반전을 노래하기 시작한 필리핀 가수 조이 아얄라와 연변 조선족 밴드인 아리랑, 이들과 함께 만나 노래하는 윤도현 밴드 등이 동참했다. “본래의 취지는 아시아 각 뮤지션들의 음악적 에너지를 담으려고 했을 뿐이지 이들을 하나로 묶는 주제를 생각했던 건 아니예요. 그런데 이들이 처한 고민과 현실의 뿌리에는 전쟁이 놓여 있더군요. 실향민 할아버지의 소망을 노래(‘라구요’)한 강산에씨나 마리, 저 역시도 전쟁이 없었으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 살고 있지 않았을 테지요. 저는 그걸 전쟁 디엔에이라고 표현하는데 영화를 찍고 있는 동안 이라크 전이 터졌어요. 또 다시 전쟁 디엔에이를 가진 사람들이 태어나게 된다는 데에 참여했던 모든 뮤지션이 분노해서 함께 반전을 노래하게 된거죠.” 영화에서 “조선인도 한국인도 아닌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보는 과정”이라고 이 작품의 또 다른 의미를 소개한 겐 감독은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이 다큐멘터리를 찍게 만들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재일동포라는 경계인으로 태어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으로 <샤우트 오브 아시아>를 확장해 <샤우트 오브 월드>를 찍어보고 싶다는 겐 감독이 “강산에씨랑 한번 더 해볼 생각도 있는데 (촬영 당시 너무 고생을 해서) 싫죠? 싫죠?(웃음)” 하며 강씨에게 물었다. 강씨는 “워낙 결정타를 맞아서”라고 웃으며 즉답을 피했다. 제천/김은형 기자, 사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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