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누리픽쳐스 제공
로맨틱코미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아내 외도로 감정조절 안되는 남
남편 사별뒤 외로워 연애광 된 여
사랑에 서툰 남녀의 상처 치유기
아내 외도로 감정조절 안되는 남
남편 사별뒤 외로워 연애광 된 여
사랑에 서툰 남녀의 상처 치유기
누구든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좀체 아물지 않을 상처로 보여도, 결국 극복할 수 없는 상처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 영화는 위로한다.
14일 개봉하는 로맨틱코미디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감독 데이비드 오 러셀)은 관객들이 쳐다보기에 불안할 정도로 ‘문제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팻’(브래들리 쿠퍼)은 폭력적인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남자다. 팻은 아내가 자신들의 결혼식에서 사용됐던 음악까지 틀어놓고, 다른 남자와 외도를 벌이는 장면을 목격한 뒤 이렇게 변했다. ‘티파니’(제니퍼 로런스)는 남편의 죽음 이후 외로움을 회사 직원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것으로 풀다가 쫓겨난 여자다. 팻을 우연히 만난 첫날, 불쑥 자신의 집에서 같이 자자고 말하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팻의 뺨을 갈길 만큼 거침없다. 미식축구 경기 결과에 돈을 걸어 도박하기를 좋아하는 팻의 ‘아버지’(로버트 드니로)도 감정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강박증이 있다.
영화는 병원에서 정신치료를 받고 나온 뒤 헤어진 아내와 재결합하려는 팻이 친구의 처제인 티파니를 만나 서로 마음을 열어가며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유쾌한 톤으로 보여준다. 티파니는 팻이 아내와 재결합할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 자신의 짝이 되어 커플 댄스대회에 같이 나가자고 제안한다. 눈치챘겠지만, 춤은 둘의 마음의 거리를 가깝게 당겨주는 매개체이다. 영화는 자신의 상처가 무엇인지 마주하려 할 때, 그 상처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누군가의 마음과 만났을 때, 그래도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보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상처가 조금씩 아물게 될 것이라고 말해준다.
영화엔 키스 장면이 딱 한번 나온다. 또다시 나 혼자만 남게 됐다며 낙심한 채 거리를 걸어가는 티파니를 보고, 관객들이 저렇게 티파니를 혼자 놔두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팻이 다가온다. 이 한번의 키스가 영화에서 관객의 공감을 강력하고도 효율적으로 이끌어낸다. 다시 찾아온 사랑의 감정 앞에서 주저하는 팻에게 아버지는 “삶이 주는 기회를 잡지 않는 건 죄”라고 응원한다. 여주인공 제니퍼 로런스는 이 영화로 제70회 미국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부문)을 받았다. 24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남녀주연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누리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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