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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미국 노예제 잔혹사 보여주고 싶었다”

등록 2013-02-17 20:02

쿠엔틴 타란티노(50)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50) 감독
다음달 개봉 ‘장고’ 타란티노 감독
노예제 반대하는 유일한 백인인
‘닥터 킹’에 독일인 등장시킨 건
미국 변명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

‘살인의 추억’ ‘JSA’ 영화 만든
봉준호와 박찬욱 감독
 “노예제는 미국의 씻지 못할 원죄 중 하나다. 미국의 잔혹사를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에도 머리가 깨지고 내장이 터지고 사지가 찢겨 나간다. 쿠엔틴 타란티노(50) 감독의 <장고 : 분노의 추적자>(다음달 21일 개봉)는 흑인 노예 출신의 총잡이 ‘장고’가 백인을 향해 벌이는 분노의 살육전이다. 타란티노 감독을 15일 일본 도쿄 한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노예제에 대해 미국인의 입장에서 어떠한 변명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인 이탈리아 세르조 코르부치 감독이 1966년 만든 영화 <장고>에서 총잡이 주인공이란 설정을 빌려와 그 특유의 피비린내 나는 액션으로 변주했다.

 영화의 무대는 남북전쟁 발발 2년 전인 1859년의 미국 남부다. 노예 ‘장고’(제이미 폭스)는 독일인 ‘닥터 킹’(크리스토프 왈츠)을 만나 자유를 얻고 그와 짝을 이뤄 현상금 사냥꾼이 된다. 아내 ‘브룸힐다’(케리 워싱턴)를 찾는 게 장고의 목표다. 장고 일행은 브룸힐다가 팔려 간 농장의 악랄한 소유주인 ‘캘빈 캔디’(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그의 집사이자 흑인을 차별하는 흑인 ‘스티븐’(새뮤얼 잭슨) 등과 대결한다. 지난달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남우조연상을 받았고, 25일 열리는 아카데미에서도 작품상, 각본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타란티노는 노예제에 반대하는 유일한 백인인 닥터 킹을 독일인으로 등장시켜 노예제가 미국의 잘못이란 점을 분명히 하려 했단 설명도 더했다. “그를 미국인으로 설정했다면, 영화를 통해 미국을 대신해 (노예제를) 사죄하는 느낌이었을 거다. 미국의 입장에서 사죄하고 싶진 않았다. 관객들은 닥터 킹의 시점에서 노예제의 잔혹함에 놀라게 될 것이다.”

 나치즘을 풍자한 타란티노의 전작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에서 냉혹한 나치였던 크리스토프 왈츠가 이번엔 노예제를 반대하는 독일인이란 점도 재밌다.

 “크리스토프를 캐스팅했지만 이 영화에서 홀로코스트를 직접 다루려 한 건 아니다. 파시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단 생각은 했다. 원작 <장고>에서 세르조 코르부치는 2차대전 시기 이탈리아 파시즘에 대한 증오를 담았다고 나는 본다.”

 타란티노는 2009년 ‘지난 17년 간 최고의 영화 20편’ 목록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 <살인의 추억>과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제이에스에이(JSA)>를 꼽았을 정도로 한국 영화를 높이 평가한다. 이날도 한국 감독과 영화에 각별한 관심을 표했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팬이다. <살인의 추억>, <공동경비구역…>은 지난 20년 간의 영화들 중에 최고로 좋아하는 영화다. <공동경비구역…>의 마지막 장면은 지난 20년 간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도 아주 좋아한다. <스토커>와 <라스트 스탠드>를 아직 못 봤지만, 유능한 감독들이 할리우드에서 할리우드식의 영화를 어떻게 만드는지 지켜보는 일은 굉장히 흥미롭다.”

도쿄/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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