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53) 감독
‘전설의 주먹’ 개봉앞둔 강우석 감독
“스릴러·휴먼 장르 해봤지만
전혀 즐겁지가 않았다
대중들이 내게 기대하는 건
‘투캅스’ 같은 재미있는 영화
40대 세남자의 격투기 출전기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어떤 질문에도 물러서지 않던 강우석(53) 감독이 “(2011년에) 왜 그랬는지는 더 시간이 지나 얘기하고 싶다”며 언급을 피했다. 다만 최근 국내 영화산업을 얘기하며, “예전엔 감독이 투자사와 부딪히면 그래도 ‘자본’이 감독을 존중해줬는데, 이젠 투자자본이 감독을 막 선택하는 시대 아니냐”고 했던 말의 행간에서 당시 그의 아쉬움을 읽는 수밖에 없다. 그는 그때 <나는 조선의 왕이다>의 연출자로 작품을 준비하다, 이 영화 투자배급사인 대기업과 이견이 생겨 하차했다. 그의 손을 떠난 이 작품은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제목이 바뀌고 시나리오 보완을 거쳐 ‘1000만 영화’가 됐다. 연출 복귀가 미뤄졌던 강우석 감독은 인터넷 만화를 원작으로 한 <전설의 주먹>(아래·4월 개봉)으로 돌아온다. 고등학교 시절 주먹을 휘둘렀던 40대의 세 남자(황정민·유준상·윤제문)가 일상에 파묻혀 살다가 텔레비전 격투기쇼에 참가해 가슴 뛰는 삶의 순간을 경험하는 ‘휴먼액션 오락영화’다. “격투기에 출전하는 주인공들의 40대 성인 시절을 찍으며, 뭔가 다시 해보려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한다. <실미도>(2003)를 연출해 1108만명을 모은 흥행 승부사였던 그가 관중의 시선이 쏟아지는 링에 오른 파이터의 흥분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25일 서울 중구에 있는 영화사 ‘시네마서비스’에서 만난 그는 “예전에 <투캅스>, <공공의 적>을 연출했던 식으로 ‘강우석표 영화’를 다시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를 보며 다른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재미있고, 영화가 무모한 듯 보이지만 힘있게 몰아쳐가면서 즐거움을 주는 것”을 대중이 기대하는 ‘강우석표 영화’라고 표현했다.
“웰메이드 오락영화”로의 회귀 열망은 큰 흥행을 하지 못했던 범죄스릴러 <이끼>(2010), 휴먼드라마 <글러브>(2011)의 연출을 거치며 짙어졌다고 했다.
“2000년대에 <공공의 적> 시리즈를 찍으면서 그간 해오던 내 영화들이 지겨워지기 시작했죠. ‘내가 이렇게 영화 만드는 재주가 있거든’ 하고 보여주고만 있는 게 아닌가 싶었죠. 험난한 길이겠지만 내가 안 가본 길을 가자며 <이끼>와 <글러브>를 연출했죠. 그런데 이 영화를 하면서 내가 즐겁지 않았죠. ‘강우석도 이런 작품을 만들 줄 아네’, ‘영화감독으로서 내가 훌륭하다는 걸 알아주세요’ 하고 보여주려 했던 건 아닌가 싶어요. 이 작품들의 유머와 템포가 떨어지니까 관객도 보기 힘들었겠구나란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전설의 주먹>은 다양한 연령층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투캅스>의 ‘비리형사’를 보며 관객들은 ‘저런 경찰도 있어’라고 느끼고, 경찰을 밉지 않게 그리니 경찰도 오락영화로 즐겼던 것처럼, “이번 영화도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주인공의 고등학교 시절에선 ‘우리 반에 저런 얘가 있었지’라면서 그 시절의 싱그러움을 느끼고, 40대 성인 시절에선 ‘저 국숫집 사장(황정민)이 딱 나네, 저 샐러리맨(유준상)이 나네’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19번째 연출작을 내놓는 그는 관객의 엄혹한 시선을 상대로 하여 어떤 승부를 펼칠까. 마지막 이 말은 긴장된 승부를 앞둔 그의 마음으로도 들린다. “격투장면엔 이겨야만 하는 이유, 절박함을 담았죠. 주먹 한 방에 관객들이 벌떡 일어나고 싶도록 만들었는데, 관객들은 어떨지 모르겠군요.”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시네마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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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주먹>(4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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