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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10대 시절부터 홀로 지낸 저와 고독한 해원…닮았죠?

등록 2013-03-03 20:08수정 2013-03-04 08:34

배우 정은채(27)
배우 정은채(27)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주연 정은채
중·고교시절 영국서 ‘이방인’ 생활
시선 피해서 살다 ‘나’ 찾으려 연기
“누군가에게 오래 기억되는 작품 꿈”

“시간의 힘이란 걸 믿거든요. 몸소 부딪혀서 겪는 시행착오들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불안하거나 힘들었다기보단, 즐거웠던 것 같아요.”

배우 정은채(27·사진)는 지난해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월28일 개봉)의 주인공 ‘해원’으로 선택되며 영화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를 ‘깜짝 스타’라고 칭할 수만은 없다. 2010년 영화 <초능력자>로 영화계에 데뷔하기 전 2년 동안 그는 고향도 아닌 서울에서 혼자 지내며 영화계 언저리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20대 초중반에 힘겹게 취업문을 두드리는 또래 젊은이들처럼, 영어 과외로 돈을 벌고 부모님이 부쳐준 용돈으로 생활하며 영화의 문을 두드렸다고 했다. 하지만 그 2년 동안 좌절하거나 조바심을 내진 않았다고 한다. “(영화) 일을 하면서 나 자신을 더 알게 됐다”는 배우 정은채를 27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 그가 연기한 해원은 몇 개의 정보로 그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인물이다. 연기를 전공하는 대학생이고, 어렸을 때 영국에서 살았고, 영화감독이자 교수인 유부남 ‘이 감독’(이선균)과 연애한다. 친구들은 해원에게 호기심과 질투를 동시에 드러낸다.

정은채는 해원을 “굉장히 독립적이고,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은 듯하고, 고독한 느낌도 가진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가 말한 해원은 10대 시절부터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자신의 모습과도 닮은 것 같았다.

그는 중학 1학년을 갓 마친 2000년께 홀로 영국으로 떠나 중·고등학교를 마쳤다. 대부분이 서양 학생들인 기숙학교에서 이방인처럼 지냈다고 한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 <피크닉> 같은 이와이 순지의 초기작과 <고양이를 부탁해>(정재은 감독), <플란다스의 개>(봉준호 감독) 등의 영화를 디브이디로 빌려 보면서” 10대를 보냈다.

런던의 한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다 2학년이던 2008년 연기를 하겠다고 귀국했다. “늘 뒤에 있는 느낌이었어요. 달라서 시선을 받는 게 싫어서 더 조용히, 드러나지 않게 살려고 했고요. 연기를 하려고 한 건 내가 누군지 찾고 싶어서였던 것 같기도 해요.”

한국에 돌아와선 부모님이 있는 고향 부산이 아니라 낯선 서울에서 혼자 지내며 영화 오디션을 보았다. “일찍 혼자 떨어져 있어서인지 누구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았고, 내 선택을 내가 잘 감당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은 영화 속 해원의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작품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것이 1순위는 아니예요. 제 기준에서 좋은 작품이란 건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오래 기억되는 작품이거든요. 홍상수 감독님 작품처럼요.”

그는 2011년 말, 28일 개봉한 <뒷담화 : 감독이 미쳤어요>를 찍다가 마침 그 촬영현장에 들른, 홍상수 감독과 함께 일하는 영화 제작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해원이 되었다. 해원은 실제 정은채의 모습을 반영하며 차츰 완성돼 갔다. 정은채가 없었으면 홍상수 감독의 이 열네 번째 장편영화는 아주 다른 영화가 됐을 터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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