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24분짜리 ‘주리’ 단편영화 첫 전국 개봉

등록 2013-03-10 20:01

영화 <주리>
영화 <주리>
영화제 심사 다룬 김동호 감독 데뷔작
전국 12개관서 상영…관람료 5천원
“단편소설 읽는 재미 줄 수 있을 것”
지금 국내 영화계에 ‘단편영화 개봉’이란 의미 있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상영시간 24분짜리 <주리>(사진)가 7일부터 전국 12개관에서 개봉했다. 극장요금은 5000원이다. 서울의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아트나인·인디스페이스, 씨지브이(CGV) 무비꼴라쥬(압구정·강변·대학로·상암·오리) 등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19일엔 대구 동성아트홀, 21일엔 광주극장에서 추가 상영된다. 지난해 11월 단편 애니메이션 <창>이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된 적이 있지만, 실사 단편영화가 전국에서 개봉한 건 처음이다.

김동호(76) 부산영화제 명예위원장의 감독 데뷔작 <주리>는 영화제 심사위원들의 심사과정을 다루며, 사람 사이의 갈등과 소통의 단절, 영화란 무엇인가란 물음을 유쾌한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다. 배우 안성기·강수연이 심사위원 역으로 출연했고,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 조감독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아시아나단편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뒤 반응이 좋아 개봉까지 하게 됐다.

보통 단편영화들은 연출 입문용으로 제작되거나, 영화제에서만 상영하는 데 그쳤다. <주리>의 개봉은 단편영화도 사장되지 않고 극장 개봉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리> 개봉 첫날 ‘아트나인’에서 만난 프랑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선정위원이자 영화평론가인 샤를 테송은 “프랑스에서도 단편영화 한 편이 단독 개봉한 경우는 없었다. <주리> 개봉은 단편영화의 가치를 보여줄 중요한 기회”라고 했다. 배우 안성기는 “단편영화가 단편소설을 읽는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편영화들을 장편영화 상영 사이사이에 배치하는 ‘틈새 상영’을 시도하면, 수익을 고려해야 하는 극장의 부담을 조금 덜어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주리> 배급사이자, 극장 메가박스 이수·이채, 아트나인을 운영하는 정상진 엣나인필름 대표의 설명이다.

“평일엔 퇴근 뒤인 저녁 8시 무렵에 영화를 많이 봅니다. 극장들이 2시간 안팎 장편영화들로 상영시간을 짜다 보면, 애매하게 저녁 7시15~20분에 끝나는 경우가 있죠. 이럴 때 30분 미만의 잘 만든 단편영화를 넣어서 상영하면 극장도 상영시간표를 짜기에 좋고, 단편영화도 상영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거죠.”

영화계에선 단편영화 <주리>가 관객과 두루 만나는 가능성을 보여줄 경우, 장편영화에 매달리느라 몇년 공백이 생기는 감독들도 탄탄한 단편을 만들어 개봉하는 사례가 생겨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다만, 단편영화 적정 관람료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7일 아트나인에서 <주리>를 본 한 관객은 “단편영화들의 상영시간이 짧다는 아쉬움이 있으니, 장편영화 반값인 4000~4500원 정도가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관객 김서형(37)씨는 “어떤 장편영화들은 너무 길다는 생각도 있었다. 짧아도 긴 여운을 남긴 단편영화 <주리>를 본 뒤, 이 영화의 감독·배우들과 대화 시간도 가지니 5000원이 아깝지 않았다”고 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엣나인필름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노원병 출마 김지선 “안철수, 양보해달라”
‘중학생의 불장난’ 나뭇잎에 불 붙이다가…
시진핑 “공무원들 기업인과 유착하지말라”
‘최고다 이순신’ 첫 방송 시청률 ‘…서영이’보다 높아
쫄지마세요…‘월세시대에 살아남는 법 11가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