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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콩나무 위 잭의 도끼질도
오즈의 마법도 ‘안통하네’

등록 2013-03-12 20:18수정 2013-03-13 09:57

<잭 더 자이언트 킬러>(위사진)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아래)
<잭 더 자이언트 킬러>(위사진)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아래)
블록버스터 ‘잭 더 자이언트…’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한국영화에 밀려 흥행 고전
 미국 할리우드 영화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개봉 첫 주 4일간 66만명(누적 90만명)을 모았다. 올해 개봉한 외화들 중 상영 첫 주 관객수로는 가장 많다지만, 한국영화 <7번방의 선물>이 개봉 첫 주말 이틀간 모은 관객수 107만명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최근 동화를 각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잇달아 개봉했지만 한국영화 선전 분위기와 맞물려 극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하늘 높이 자란 콩나무에 실려 올라간 공주가 거인들한테 붙잡힌 뒤, ‘잭’과 왕실경호대가 공주를 구하지만 거인들이 인간세상으로 쳐들어온다는 내용이다. 영국 동화 ‘잭과 콩나무’의 설정을 따왔다.

 7일 개봉한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마술사 ‘오스카’가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신비의 나라‘오즈’로 들어간 뒤, 마녀들에 맞서 마을을 구하는 이야기다. 시골 소녀 도로시가 모험을 펼치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내용을 일부 빌려왔다.

 <잭 더…>는 거인들의 표정과 움직임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오즈…>는 말하는 원숭이·도자기인형을 귀엽게 표현했고, 화려한 색감으로 오즈의 숲과 마을을 화면에 그려냈다. 입체영상(3D) 효과도 좋고 볼거리도 많지만, <오즈…>는 11일까지 24만명을 모으는 데 그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엉뚱하거나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가 있는 영화에 호응하는 요즘 관객의 성향에 부합할 만한 캐릭터를 찾기 어렵고, 입소문을 낼 만큼 이야기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이미 아는 내용의 동화를 각색하다보니 흥미와 신선함을 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두 영화는 여주인공들을 굉장히 수동적인 인물로 그리고 있다. <잭 더…>의 공주는 궁궐에서 벗어나려는 탈주본능만 보일 뿐, 계속해서 곤경에 빠지며 남자주인공의 도움을 기다리는 ‘민폐 캐릭터’에 머문다. <오즈…>에선 자매 마녀들이 시기와 복수심에 사로잡혀 ‘오뉴월에 한을 품은 여성’쯤으로 묘사되고, 착한 공주는 충분히 사람들과 힘을 합쳐 마을을 구할 능력이 있어보이는데도 청년 마법사의 구원에 기댄다.

 학생들의 방학이 끝난 이후에 개봉한 점도 흥행부진의 이유로 꼽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요즘 관객들이 우리 정서에 맞는 한국영화를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주된 요인이라고 영화인들은 말한다. 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한국영화에 밀려 외화가 개봉 후 2주 이상 버티기 어려운 실정이다. 할리우드 영화가 관객 100~200만명을 모아도 선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임원은 “한국 관객들이 특수효과가 뛰어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예전처럼 열광하지 않는 편이다. 주인공이 인류를 구하는 미국식 영웅담 영화들도 이제 한국관객에게 잘 먹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개봉 외화들 중 <라이프 오브 파이>(158만명), <다이하드 : 굿데이 투 다이>(143만명)만 100만명을 넘었을 뿐이다.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라스트 스탠드>는 6만6000명만 봤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소니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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