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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짧지만 강렬하게…29초에 세상 담다

등록 2013-06-23 19:58

매달 열리는 ‘29초 영화제’ 인기
일반인도 스마트폰 활용 출품
“설득력 있는 메시지에 큰 점수”
“안녕하십니까?”

대기업에 입사해 첫출근한 한 남성이 엘리베이터에서 직장 선배로 보이는 여성한테 인사를 한다. 그런데 여성의 눈빛이 이상하다. ‘혹시 내가 뭐 잘못했나?’ 남자는 사무실 앞에서 이 여성을 또 만난다. 다시 씩씩하게 “안녕하십니까?”라고 물으며 고개를 숙였다가 드는데 여성은 임신을 한 상태다. 여성은 남성을 원망스럽다는 듯 쳐다보며 사무실 집기를 정리해서 자리를 떠난다. 그제야 남성은 임신한 여성이 권고사직으로 회사를 떠나고, 자신이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영화 <안녕…하십니까?>(사진)의 내용이다. 국민대학교 학생인 김기준씨가 만든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단 ‘29초’. 세상에서 가장 짧을 법한 영화다. 이 작품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29초 영화제’ 출품작이다. 이름 그대로 29초짜리 영화들만 모은 영화제다.

‘29초 영화제’는 스마트폰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영상 제작이 가능해진 만큼, 누구나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 영화 제작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자는 취지로 2011년 시작됐다. 영화 전공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문을 열고 있다. ‘참여·개방·공유’라는 영화제 취지에 맞게 ‘24시간 365일 쉬지 않는 영화제’를 표방한다. 누리집(29sfilm.com)이나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영상을 올리기만 하면 자동 출품이 된다. 출품하는 ‘감독’들은 고교생에서부터 기업체 대표까지 다양하다.

당연히 영화의 형식과 장르에 아무 제약이 없고, 매달 새롭게 제시되는 주제에 맞춰 찍어 올리면 된다. 유일한 조건은 ‘29초’를 정확히 지켜야 하는 것. 일반 광고가 30초인데, 이보다 짧은 시간 안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심사 방식은 누리꾼들의 추천과 조회수, 댓글로 40점을 매기고 나머지 60점은 영화감독, 평론가, 영화과 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위원들이 부여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과 지명혁 서울영상위원회 위원장이 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매달 한차례씩 ‘먼슬리 영화제’를 열어 수상작을 결정하고, 한해 한명만 선발하는 대상 수상작에는 2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영화제 신성섭 사무국장은 “영화를 사랑하는 영상 인재들을 발굴하는 데 밑돌을 놓는다는 취지”라며 “짧은 시간에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에 후한 점수가 매겨진다”고 설명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29초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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