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최초로 극장에서 개봉되는 <드래곤볼>이다. 언제 적 <드래곤볼>인데 지금도 진행 중인 콘텐츠의 끈질긴 생명력과 상업적인 파워가 놀랄 따름이다. 부제목으로 쓰인 ‘신과 신’을 한국식으로 바꾼 ‘신들의 전쟁’은 <드래곤볼>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더 강한 자와 끊임없이 격투를 벌이는 작품의 스타일이, 이제 신 위의 신의 존재까지 끌어들였다. 또한 이번 작품은 일본영화 최초의 아이맥스 상영작이라는 의미까지 부여받았다.
<드래곤볼: 신들의 전쟁>(이하 <신들의 전쟁>)은 한동안 제작이 중단되었던 극장판의 부활로, 기존 극장판 시리즈와는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르다. 개그 코드가 잔뜩 녹아 있었던 원작 만화 초반의 성격을 살려서 이야기와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가볍고 유머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원작자 도리야마 아키라의 참여 때문인지 팬서비스의 성격이 더해졌다. <드래곤볼>에서는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신들의 전쟁>에서는 전투력 차이로 끼어들 수 없는 비운의 캐릭터들이 부르마의 생일파티를 빌미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비중은 적지만, 원작 팬들이 좋아할 만한 개그 대사를 치거나 간단한 액션을 보여주며 팬들로 하여금 훈훈한 감정에 빠져들게 한다. 나이를 먹고 다시 보는 <드래곤볼>은 유치한 구석도 있지만,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재현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손오공, 베지터, 피콜로, 크리닝, 마인부우, 무천도사 등의 캐릭터는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 같은 반가움에 젖게 한다.
극장판 특유의 공들인 액션 연출은 <신들의 전쟁>의 백미다. 역대 시리즈 최강의 전투력을 소유한 파괴의 신 ‘비루스’와 초사이어인 갓으로 업그레이드된 손오공의 대결은 <맨 오브 스틸> 같은 초월적 존재의 압도적인 파워와 스피드로 볼거리를 쏟아낸다. 마무리로 엔딩 크레딧은 팬서비스의 절정이다. <드래곤볼>에 애정을 쏟으며 자란 팬이라면 감동의 엔딩이다.
글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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